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투데이
기자이미지 현인아

[기후환경 리포트] 살인적 허리케인이 출현한 이유, 허리케인 헌터의 경고

[기후환경 리포트] 살인적 허리케인이 출현한 이유, 허리케인 헌터의 경고
입력 2022-10-10 07:39 | 수정 2022-10-10 07:40
재생목록
    ◀ 현인아/기자 ▶

    허리케인 이언이 상륙한 플로리다 남서부의 리 카운티 해변입니다.

    하리케인을 피해 정박한 어선들이 한 데 뒤엉켰습니다.

    많은 어선이 강풍과 파도에 부서지거나 선체가 기울고 넘어졌습니다.

    허리케인에 동반된 해일은 배들을 육지로 밀어붙였습니다.

    바다에 떠 있어야 할 배들이 육지에서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땅에 널브러진 육중한 배의 선체가 허리케인의 위력을 말해줍니다.

    "조립식 주택은 허리케인에 찢겨 잔해만 남았습니다. 어선들은 모두 땅 위로 내던져졌습니다. 놀라운 장면입니다. 폭풍우를 견디는 어선들도 허리케인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거대한 해일은 섬을 연결하는 도로도 끊었습니다.

    양쪽으로 바다를 보며 달리던 도로는 푸른 바다에 막혀 갈 곳을 잃었습니다.

    바다에 쓸려가지 않은 도로는 밀려온 흙탕물에 잠겼습니다.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과 커다란 다리도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 앞에서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상륙 당시 허리케인의 중심기압은 940hPa,순간최대풍속은 시속 150마일,초속 67m에 달했습니다.

    상륙지점에서 발생한 폭풍해일의 높이는 2.2m가 넘어 건물 1층까지 집어삼킬 높이였습니다.

    강풍과 해일의 위력도 엄청났지만, 폭우는 더 무서웠습니다.

    풍광 좋기로 유명한 플로리다 해변의 타운하우스가 물에 잠겼습니다.

    사방이 물로 가득한데 화재까지 겹쳐 집이 불타고 있습니다.

    태풍이 관통한 플로리다 중부 내륙에는 하루에 최대 79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구조대원들이 폭우로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허리케인으로 희생된 사람은 100명이 넘었습니다.

    물에 잠긴 집들을 수색하면 할 수록 희생자 수가 늘고 있습니다.

    플로리다주 당국은 이번 폭우가 500년에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기록적인 폭우였다고 말했습니다.

    [론 드샌티스 / 미국 플로리다주지사]
    "허리케인의 피해가 심각합니다. 엄청난 강풍과 폭우를 몰고 왔습니다.우리는 지금 500년에 한 번 확률로 일어나는 홍수 피해에 직면했습니다."

    우리도 태풍으로 큰 피해를 봤지만, 미국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기상학자들은 이 허리케인이 우리가 지금까지 봐 왔던 허리케인과는 뭔가 달랐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플로리다에 상륙하기 직전 촬영한 허리케인의 눈입니다.

    바로 이 허리케인의 눈 속으로 비행기를 타고 들어가는 과학자들이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이 과학자들을 허리케인 헌터라고 부릅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즉시 허리케인의 눈 한복판으로 기상관측 항공기를 잇달아 투입했습니다.

    허리케인 눈으로 돌입할 때 기체가 심하게 흔들립니다.
    -----
    이 영상을 직접 촬영한 허리케인 헌터 즉 항공관측팀 연구원을 직접 영상 통화로 인터뷰했습니다.

    닉 언더우드 연구원에게 당시 상황을 물어봤습니다.

    [닉 언더우드 / 미국 해양대기국 허리케인 헌터]
    "허리케인의 눈이 제일 위험합니다. 바람이 강하고 기체 요동이 심합니다. 기내의 많은 물건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많은 일들이 벌어지지만, 최선을 다해 허리케인의 눈을 통과합니다."

    위험한 곳에 뛰어드는 셈인데 걱정이 안되나요? 왜 이런 일을 하나요?

    [닉 언더우드 / 미국 해양대기국 허리케인 헌터]
    "허리케인 헌터의 임무는 안전하게 (수온, 풍향, 풍속 같은)데이터를 수집해서 귀환하는 겁니다. 우리의 목적은 최선을 다해 자료를 수집해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번 허리케인은 피해가 정말 심각한데, 직접 현장에서 봤을 때는 뭐가 달랐을까요?

    [닉 언더우드 / 미국 해양대기국 허리케인 헌터]
    "허리케인의 강도가 강해지고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허리케인도 상륙하기 직전에 급격히 강해졌습니다."

    허리케인 이언은 상륙 하루 전날 밤까지만 해도 3등급 수준이었는데 밤새 5등급 가까이 위력이 강해졌습니다.

    이것은 허리케인이 통과한 해역의 수온인데요.

    예년보다 1도나 높은 뜨거운 바다가 허리케인을 폭주하게 했습니다.

    지난 9월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할 때도 북상하면서 태풍의 위력이 더 강해지는 현상이 나타났죠.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하고 대기 중에 수증기가 늘고 있어 태풍과 허리케인의 에너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태풍과 허리케인이 점점 강해지고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고위도에서도 위력이 좀처럼 약해지지 않는 현상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허리케인 피해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렇게 말했는데요.

    [플로리다 지역 주민]
    "우리가 허리케인을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요."

    지금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명심해야 할 말인 것 같습니다.

    기후환경리포트 마칩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