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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해라"‥휴대전화에 담긴 진실은?

"거짓말해라"‥휴대전화에 담긴 진실은?
입력 2022-10-13 07:31 | 수정 2022-10-1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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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렇게 승인받지 않은 무단 작업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협력업체 측은 위중한 상태였던 김효용 씨를 상대로 집요하게 은폐를 종용했습니다.

    김 씨의 휴대전화에는 사고 당시 현장에 문제가 있었다는 김 씨의 진술과 이를 숨기려는 업체 측의 거짓말 지시가 남아 있었습니다.

    고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숨지기 전 김효용 씨는 사고 당시 안전조치가 제대로 돼 있던 건지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김효용 (8/15 경찰 통화)]
    "난 (전기가) 살아있을 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전기가 들어와 있었다는 게 난 그게 이상해서"

    전기 공급이 중단되지 않은 상태였고, 변압기의 절연 커버가 열려있던 것 등이 이상했다는 겁니다.

    [김효용 (8/23 한전 통화)]
    "변압기를 열어본 건 제가 아니고, 제가 좀 늦게 도착했는데 변압기가 열려 있었죠"

    그런데 협력업체 측은 생사를 넘나들던 김 씨의 의문을 풀어주기는 커녕, 회사가 살아야 한다며 은폐를 종용했습니다.

    [협력업체 관계자 A (8/22 통화)]
    "우리가 토요일이 무단이야 원래. 회사도 좀 살기 위해서..우리가 이제 점검, 그날 뭐 확인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얘기해줘"

    사전에 필수 보고해야 하는 '작업'이 아닌, '단순 점검'으로 한전과 경찰 등에 말해달라고 요구한 겁니다.

    [협력업체 관계자 B (9/1 통화)]
    "그냥 그날 점검한 걸로 해..미안하다. 이런 부탁도 하고.."

    무단 작업 사실이 들통나면 한전으로부터 벌점을 받고, 다음 입찰에도 제약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족들은 숨진 김 씨의 휴대전화에서 이 같은 통화녹음 파일 30여 개를 발견했고, 우선 협력업체를 고소했습니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무단 작업을 한 이유에 대해 "한전에서 주말 공사를 못하게 하는 편이어서 임의대로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김 씨에게 은폐를 권유한 걸 두고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전화를 받지 말라 한 건 귀찮을까봐 그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전은 "시공사 측이 통보 없이 무단 작업을 시행해 사전에 알 수 없었다"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승일 / 한국전력 사장 (그제, 국정감사)]
    "대단히 안타깝고 아주 유감스러운 사고입니다. 발주자냐 도급인이냐 지위와 상관없이 산업재해가 근절되도록 저희가 최선의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같은 무단작업을 근절할 수 있도록 예방 대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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