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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묻힌 '선감학원' 아이들‥40년 만의 사과

섬에 묻힌 '선감학원' 아이들‥40년 만의 사과
입력 2022-10-21 06:25 | 수정 2022-10-2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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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외딴 섬에 강제로 끌려온 수천 명의 아동들이 군대식 통제와 폭행, 강제노역에 시달렸던 곳.

    바로 일제시대를 거쳐 1980년대 초반까지, 경기도가 운영한 '선감학원'인데요.

    '아동판 삼청교육대'로 불리는 이곳에 대해 최초로 정부 차원의 진실 규명과 유감 표명이 나왔습니다.

    차현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산의 작은 섬 선감도.

    지금은 다리로 육지와 연결됐지만, 30여 년 전엔 외딴 섬이었습니다.

    지난달, 이곳 야산에서 진행된 발굴 작업.

    조심스럽게 땅을 파내려가자 뭔가 발견됩니다.

    치아입니다.

    닷새간 발굴에서 발견된 치아만 68개.

    대부분 15살에서 18살 사이 청소년들의 치아로 추정됐습니다.

    지난 1942년부터 82년까지, 이곳에서 운영됐던 '선감학원'의 희생자들로 추정됩니다.

    일제 시절부터 군사정부까지 40년 간, 경기도가 운영했던 선감학원에는 최소 4천 6백여 명의 아동이 끌려왔습니다.

    [김영배 / 선감학원 피해자]
    "아침이면 매일 여기 집합을 해서‥이제 지시사항 하달하고 그다음에 이제 군대식이야 군대식‥"

    '거리를 배회하거나 걸식하는 아동을 근절한다'면서, 부모가 있는 아이들까지 마구 끌어갔습니다.

    염전 관리와 가축 사육, 농사 등 아동에겐 가혹한 노역이 강제됐고, 구타와 성폭력도 일상이었습니다.

    1인당 평균 1제곱미터 공간에서 이른바 '칼잠'을 잤고, 사는 한달 내내 감자국과 무장아찌, 김치 뿐이었습니다.

    그마저도 부패가 심해 흙속 애벌레까지 먹었다고 했습니다.

    [김영배 / 선감학원 피해자]
    "뻘건 황토 흙인데, 그 흙이 맛있어‥어떻게 먹을 수 있는 수단으로 그걸 먹은 거지."

    견디지 못하고 탈출하다 숨진 사망자도 속출했는데, 그 시신도 대부분 아이들이 묻었습니다.

    지금껏 선감학원 공식 사망자는 29명이지만 실제론 수백 명으로 추정됩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권력의 중대한 인권 침해'라며 정부와 지자체, 경찰 등의 사과를 촉구하고 특별법과 유해발굴 추진을 권고했습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명예 회복과 생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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