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10·29 참사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119신고 녹취록과 무전 교신기록이 공개됐습니다.
시민들의 구조 요청이 쏟아지는 가운데 소방은 끊임없이 경찰에게 출동을 요청했지만 경찰의 응답은 너무 늦었습니다.
조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참사 당일, 신고를 받은 소방관들이 이태원으로 출동하던 밤 10시 28분.
대원들이 "차량 정체"를 보고하자 지휘팀장은 "차량 진입이 곤란하면 도보로 속히 현장에 가라, 경찰에게 통제를 요청하라"고 지시합니다.
소방관들이 걸어서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10시 42분이었습니다.
곧바로 "15명 정도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데 인원이 모자란다, 대원들 빨리"라며 다급히 무전을 보냅니다.
이때만 해도 수백 명의 사상자를 직감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해밀톤호텔 뒤쪽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의 보고가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급변합니다.
10시 56분부터 "심폐소생술 환자가 급증하니 전부 호텔 뒤로 와라", "다 끄집어 내야 한다", "대원들이 모자라서 시민들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는 다급한 요청이 잇따랐습니다.
11시 5분부턴 용산소방서장이 "심폐소생술 환자가 몇 명인지 셀 수도 없다"며 직접 무전기를 잡았습니다.
구조인력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몰려든 차량과 인파까지 통제되지 않는 상황.
계속되던 소방의 경찰력 요청은 밤 11시를 넘어가면서부터 폭증했습니다.
"호텔 뒷편이 통제가 안 되나 경찰 특수기동대를 빨리 출동시켜달라", "특수기동대랑 경찰 인력을 많이 요청해달라", "추가 경찰력 속히 독촉해달라"는 무전이 빗발친 겁니다.
[정용우/소방노조 경기위원장]
"인명을 구조하는 게 저희 역할이고 질서 통제 같은 경우에는 경찰의 역할인데 질서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그 무전에서 미뤄볼 수 있는‥"
하지만 같은 시각 서울경찰청장과 경찰청장은 참사가 발생한 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경찰 지휘부가 11시 40분 기동대 투입을 결정했지만 6분 뒤에도 용산소방서장은 "이태원로를 전면 통제해달라"며 경찰력 요청을 3번이나 더 해야 했습니다.
공개된 무전에서 소방이 '경찰 출동'을 요청한 횟수는 29차례에 달하고, 이 같은 요청은 자정이 다 돼서야 잦아들었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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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조재영
"특수기동대 출동 요청"‥긴박했던 소방대원 무전
"특수기동대 출동 요청"‥긴박했던 소방대원 무전
입력
2022-11-0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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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2-11-09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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