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12시간 만에 귀가‥"삭제 지시 없었다"

◀ 앵커 ▶

서해 공무원 피격 당시 국정원 자료를 삭제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지원 전 원장이 검찰 소환 12시간여 만에 귀가했습니다.

지난 7월 국정원의 고발로 시작된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손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검찰 출석 12시간여 만인 어젯밤 10시 반쯤 조사실을 빠져나왔습니다.

마지막 3시간 가량은 꼼꼼히 조서에 적힌 자신의 진술 내용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 전 원장은 고 이대준 씨 피격 관련 첩보를 삭제하란 지침을 받지도, 국정원에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거듭 말씀드리지만 삭제 지시를 하지 않았습니다. 또 삭제라는 것을 알지도 못했습니다."

검찰은 박 전 원장을 상대로 이 씨의 표류 정황이 포착된 2020년 9월 22일 오후부터 시간 순으로 국정원의 대응과 청와대 협의 과정 등을 물었습니다.

특히 이 씨가 피살된 뒤인 2020년 9월 23일 새벽 청와대 회의 이후 중복 문서를 포함해 첩보 51건, 보고서 4건 등 모두 55건이 삭제된 이유를 집중 조사했습니다.

박 전 원장은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은폐 지시는 없었다고 부인했습니다.

또 검찰이 국정원 통합 시스템에 탑재된 문서가 삭제 가능하다는 점을 제시하자, "지금껏 삭제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전날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은폐 관여 여부는 주요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전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문재인 전 대통령 언급도 나왔었나요?)
"전혀 안 나왔습니다."

이 씨 유족은 문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도 즉각 구조하지 않았고, 자진 월북으로 단정한 최종 승인자라며 추가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서훈 전 실장을 최종 결정권자로 보고 서 전 실장을 재판에 넘긴 만큼 조만간 박 전 원장과 함께 국방부 첩보 삭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욱 전 국방장관을 처분하며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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