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최백호 / 가수
"산문집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잃어버린 것이 아니더라는 이야기"
"'낭만에 대하여' 인기는 운이 좋아서, 젊음과 늙음의 중간 지역에 있는 노래"
"낭만에 대하여, 귀에 들리기 시작하면 나이 들기 시작했다는 기준점 같은 노래"
"15~20년 간 공백기, 힘들었던 일들이 지금 와 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
"건강하게 칠십까지만 버텨라, 70대가 인생 완성의 시작점"
"시인과 군인, 다시 부르고 싶어‥기존의 서정적인 노래와 달라"
"시인과 군인, 언론과 군만 바로잡으면 우리나라 바로 될 수 있다는 어느 정치인 이야기에서 착안"
"남의 거를 내 거라고 수익 내는 표절은 범죄 행위이자 엄격한 처벌 필요"
"BTS·블랙핑크의 성공은 기적, 연주자들이 안정돼야 좋은 뮤지션들 나와"
"다음 도전은 축구 감독, 비법은 있지만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아"
◀ 앵커 ▶
뉴스 중간에 이렇게 노래가 나오니까 굉장히 좋네요.
낭만 가객 가수 최백호 씨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최백호/가수 ▶
반갑습니다.
◀ 앵커 ▶
뉴스 프로에 출연하시는 건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시?
◀ 최백호/가수 ▶
네.
◀ 앵커 ▶
저희가 처음은 아니네요.
◀ 최백호/가수 ▶
네, 처음은 아니에요.
◀ 앵커 ▶
알겠습니다. 이번에 산문집을 내셨다고 들었는데요.
◀ 최백호/가수 ▶
제가 냈습니다.
◀ 앵커 ▶
제목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입니다. 선생님을 대표하는 곡, '낭만에 대하여'의 가사잖아요. 제목을 이 가사로 정하신 혹시 이유가 있을까요?
◀ 최백호/가수 ▶
우리가 살면 보통 뭐를 다 잃어버리면서 산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까 그게 잃어버린 것이 아니었다. 아니었더라. 우리 마음속에 생활 속에 다 배어 있더라. 그런 의미에서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입니다.
◀ 앵커 ▶
그럼 산문 하나 각각에는 주로 그런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까?
◀ 최백호/가수 ▶
그렇습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들. 또 여러 가지 생각하고 있는 것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거라는 그런 이야기들.
◀ 앵커 ▶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거다. 산문집에 어머니에 대한 흔적이 많이 있습니다. 사택의 추억이라든지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아직까지도 짙게 남아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어떠세요?
◀ 최백호/가수 ▶
어머님은 돌아가신 지 지금 뭐 50년이 넘었습니다만, 아직도 항상 어떤 면에서 매일매일 모든 제 생각에는 모든 움직임 속에 어머니가 계십니다.
◀ 앵커 ▶
50년이 지났다고 하셨는데 어쩌면 어머님도 이렇게 표현하면 그렇겠지만 어쨌든 잃어버린 것이잖아요. 잃어버린 분이죠.
◀ 최백호/가수 ▶
그렇지만 가슴에 항상 살아 있다.
◀ 앵커 ▶
가슴에 항상 살아 있다.
◀ 최백호/가수 ▶
살아 계시다.
◀ 앵커 ▶
알겠습니다. 요즘 그 선생님 젊은 세대들한테도 인기가 좀 있는 건 알고 계십니까?
◀ 최백호/가수 ▶
조금 느낍니다. 간혹 가 보면. 젊은 분들이 간혹 알아보는 분들이 계십니다.
◀ 앵커 ▶
요즘 유튜브를 통해서 6, 70년대 가수분들의 노래를 찾아 듣고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유행이 되고 있다고 저도 알고 있는데요. 어쩌면 선생님의 노래 특히 뉴스 앞에서 들으셨던 낭만에 대하여라는 노래. 이런 노래들은 세대를 넘어서 사랑받고 있는 노래인 것 같거든요.
◀ 최백호/가수 ▶
저는 이 노래가 이렇게 생명력이 길 줄 몰랐습니다.
◀ 앵커 ▶
모르셨어요?
◀ 최백호/가수 ▶
처음에는 그냥 옛날에 경험했듯이 한 2, 3년 지나고 잊혀지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십몇 년이 흘렀는데도 변함없이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는구나. 계속 말씀하셨듯이 새로운 세대들도 이 노래를 인식하고 있는 게 아닌가.
◀ 앵커 ▶
계속 저 같은 경우도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고.
◀ 최백호/가수 ▶
감사합니다.
◀ 앵커 ▶
경연 같은 프로그램이잖아요. 거기에서도 리메이크가 계속 되기도 하고요. 이렇게 세대를 아우르면서 사랑받는 이유가 혹시 뭐라고 보세요?
◀ 최백호/가수 ▶
운이 좋아서.
◀ 앵커 ▶
운이 좋아서. 단순하게 운이 좋아서예요?
◀ 최백호/가수 ▶
그래서 그 노래는 어떤 젊음과 늙음의 중간 지역에 있지 않나. 이제 그 노래가 귀에 들리기 시작하면 나이가 들기 시작하는 거다. 그런 어떤 기준점인 것 같아요.
◀ 앵커 ▶
그러니까 사람들은 나이가 들 수밖에 없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 노래가 들리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말씀을 하신을 거죠? 너무 겸손하신 거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운이 좋아서라는 첫 말씀에서.
그런데 저희가 알고 있기로 낭만에 대하여가 이렇게 인기 얻기 전까지 선생님께서 무명 시절을 길게 겪으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 최백호/가수 ▶
그전에는 조금 알려진 노래 있었습니다. '내 마음 갈 곳 잃어'라는 노래가 알려졌고 그다음에 공백기가 한 15년, 20년 가까이 있었죠.
◀ 앵커 ▶
15년, 20년의 공백기.
◀ 최백호/가수 ▶
그게 좀 힘들었어요.
◀ 앵커 ▶
그러신가요? 요즘에 청년들이 어쩌면 버티는 거를 좀 잘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힘든 시기가 길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선생님은 방금 말씀하신 대로 15년의 공백을 겪으면서 버텨오신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청년들에게 혹시 해주실만한 조언이 될만한 이야기가 있을까요?
◀ 최백호/가수 ▶
힘들었던 시기라는 의식도 없었어요. 그냥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살아왔는데 나이가 칠십이 넘고 나니까 제가 제 후배들한테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건강하게 칠십까지만 버텨라. 그러면 뭔가 세상이 보이고 인생의, 삶에 완성의 시작이 아닌가. 완성의 시작점, 70대가. 그래서 지나가고 힘들었던 지나가고 힘들었던 일들이 지금 와보니까 아무것도 아니더라. 그러니까 내가 조금만 버티면 이거 아무것도 아니다 하고 견뎌내면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앵커 ▶
알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새겨 듣고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노래 부르시는 분으로서 47년을 살아오신 거잖아요. 노래 부르는 게 무대에서 이렇게 노래를 부를 때 부담이 되시거나 힘들다거나 뭐 혹은 47년이면 좀 지겹다거나 이런 생각을 하신 적이 혹시 있을까요?
◀ 최백호/가수 ▶
지겹다는 생각은 생활 때문에 클럽 같은 데 가서 노래를 했을 때 그 노래가 굉장히 힘들었어요. 노래하기가. 그런데 지금은, 지금은 노래하는 시간이 더 좀 있었으면, 부족합니다. 더 노래하고 싶고 그 노래하는 시간이 너무너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 앵커 ▶
그렇군요. 부담이 되거나 하시진 않으세요, 이제?
◀ 최백호/가수 ▶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제가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너무너무 자랑스럽고 그렇습니다.
◀ 앵커 ▶
아까 '낭만에 대하여'를 제가 대표곡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혹시 선생님 곡 중에 낭만에 대하여 말고 더 많은 사람이 들었으면 좋겠다 하는 스스로 사랑하고 있는 그런 곡이 혹시 있을까요?
◀ 최백호/가수 ▶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첫 데뷔곡이죠.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그 노래는 알려졌어요.
◀ 앵커 ▶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 최백호/가수 ▶
제 노래 중에 전혀 알려지지 않는 노래인데 제가 참 좋아했던 노래가 '시인과 군인'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 앵커 ▶
시인과 군인.
◀ 최백호/가수 ▶
그런 노래가 있었는데 그 노래는 저는 아깝다는 것보다는 제가 만들었을 때 느낌만큼은 알려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항상 그 노래는 언젠가 다시 한번 리메이크 해서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앵커 ▶
그 곡은 만드셨을 때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 최백호/가수 ▶
제가 약간 그때, 어떤 분이 TV에 나오셔서 그때 정치하시는 분이었는데 정권을 잡으려면 언론과 군만 잡으면 된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때. 그래서 그럼 언론과 군만 바로잡으면 우리나라가 바로될 수 있구나 하는 의식으로 즉석에서 만들었어요.
◀ 앵커 ▶
몇 분 정도 걸리셨어요?
◀ 최백호/가수 ▶
글쎄요. 시간은 기억이 안 나는데.
◀ 앵커 ▶
즉석에서 만드셨다고 하시길래. 그러면 이게 그 곡을 만드시고 굉장히 뿌듯하고 이런 느낌을 받으셨나요?
◀ 최백호/가수 ▶
노래는 만들 때마다 항상 만들고 나면 어떤 곡이든 그런 감정을 느낍니다. 그 노래도 역시 그러나 이것은 조금 제가 평생 불러왔던 서정적인 노래와는 다르니까 이건 다른 반응을 받을 수 있겠다 하는 그런 우려도 조금 있었습니다.
◀ 앵커 ▶
'시인과 군인' 저 아직 솔직히 못 들어봤는데 아직까지는. 집에 가서 꼭 찾아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해에는 지코, 정승환 후배 가수들과 앨범을 냈었죠?
◀ 최백호/가수 ▶
앨범을 내진 않았어요.
◀ 앵커 ▶
내진 않았습니까?
◀ 최백호/가수 ▶
내지 않았고 올해 누군가가 3대 코라고 지코, 백호, 개코라고 3대 코라고 해서 한번 만났는데 올해쯤 한번 새로운 노래를 같이 한번 해보자 그런 약속을 했습니다.
◀ 앵커 ▶
'찰나'라는.
◀ 최백호/가수 ▶
'찰나'라는 앨범에는 지코 군이 이게 내레이션을 처음에 오프닝을 해줬습니다.
◀ 앵커 ▶
그 내레이션 오프닝을 어쨌든 후배와 같이 작업을 한 노래가 있는데 그렇게 후배와 같이 작업을 할 때는 어떤 마음이 드셨습니까?
◀ 최백호/가수 ▶
후배들한테는 제가 해왔던 음악의 형태하고 다른 세계니까 같이 일을 하면 굉장히 공부를 많이 합니다. 새로운 걸 느끼게 되고 얻는 게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후배들하고 작업하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
◀ 앵커 ▶
공부라고 표현하셨는데 주로 어떤 공부죠? 후배들의 노래를 듣고.
◀ 최백호/가수 ▶
완전히 호흡하는 법, 소리 내는 법도 다르고 멜로디를 쓰는 방법도 다르고. 편곡이나 이런 것도 제가 알고 있던 거하고 다른 세계를 들으니까 굉장히 많이 도움이 됩니다.
◀ 앵커 ▶
제가 듣기로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자기 분야를 구축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노래의 대가인데.
◀ 최백호/가수 ▶
그렇지도 않습니다.
◀ 앵커 ▶
후배들의 노래를 공부한다고 하시니까.
◀ 최백호/가수 ▶
물론 후배들도 저한테 얻는 게 있겠죠.
◀ 앵커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표절뿐만 아니라 저작권 문제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 최백호/가수 ▶
그 표절 문제는 사실 제가 이야기하기 좀 조심스러웠는데 표절은 하면 안 됩니다. 표절은 어떠냐 하면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남의 부동산을 내 이름으로 팔아먹는 거하고 마찬가지입니다. 그게 저작권이라는 게 없다면 좀 문제가 달라지겠지만 그거 남의 거를 내 거라고 이야기해서 수익을 얻는다는 말이죠. 그거는 굉장히 범죄 행위죠. 그거는 절대 해서는 안 되고 좀 엄격한 어떤 처벌이라고 하면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자성이 필요하겠죠. 그렇죠. 그런데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셨는데 영리단체의 저작권 징수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을 하셨더라고요.
◀ 최백호/가수 ▶
그 문제는 조금 복잡합니다. 제가 그걸 썼던 때가 6, 7년 전이니까 지금은 많이 해결됐습니다. 저작권 문제는 많이 안정됐고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지만 많이 개선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지금 개선이 됐다고 하셨는데 6, 7년 동안 사실 K-POP이 이렇게 유행할지 알았을까 싶을 정도로 전 세계가 K-POP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 최백호/가수 ▶
어마어마하죠.
◀ 앵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음악계가 더 나아가야 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바뀌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혹시 뭐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 최백호/가수 ▶
지금 싸이나 BTS나 블랙핑크가 우리 속에서 나온다는 건 어떤 면에서 거의 기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환경에서. 그런 대단한 뮤지션들이 나온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겁니다. 그런데 이 좋은 음악 환경을 갖추려면 제일 중요한 게 연주인들이 안정이 돼야 합니다. 연주하는 사람들이 안정돼야지 연주인들이 무너지면 모든 음악이 다 무너집니다. 그럼 연주인들이 생활하기 너무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연주인들을 위한 대책을 깊게 연구를 해주셨으면.
◀ 앵커 ▶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41년 음악 인생을 걸으시다가 산문집을 내셨는데 혹시 더 도전하고 싶거나 하고 생각하고 있는 게 있을까요?
◀ 최백호/가수 ▶
축구감독 할 계획입니다.
◀ 앵커 ▶
축구감독이요? 그거 왜죠?
◀ 최백호/가수 ▶
제가 비법이 있는데 아무한테도 공개를 하지 않은.
◀ 앵커 ▶
알겠습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노래를 해주시고요. 혹시 기회가 된다면 축구감독으로 데뷔를 하시는 모습을 저희가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최백호/가수 ▶
오늘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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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02-16 15:11
|
수정 2023-02-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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