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필요 시 미국에 합당한 조치 요구"

◀ 앵커 ▶

미국 정보당국이 한국 정부를 감청했다는 의혹에, 대통령실은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필요하면 미국 측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여당도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며 발을 맞췄고, 야당은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비판했습니다.

보도에 이혜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 정보기관의 우리 정부 감청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 파악이 가장 우선"이라며, "양국 정부가 상황 파악이 끝나면 필요한 경우 미국 측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의혹을 과장하거나 왜곡해서 한미동맹을 흔들려는 세력은 국민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마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내일부터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위한 사전 협의를 진행하는데, 이번 의혹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지도 주목됩니다.

국민의힘도 제3국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란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도·감청 있었는지 자체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됩니다. 이 사안이 불거지게 되면 누가 이익이 되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사실로 밝혀진다면 정부 차원에서 유감을 표명하고 미국 측에 해명과 재발 방지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일국의 대통령실이 도청에 뚫린다고 하는 것도 황당무계한 일이지만 동맹 국가의 대통령 집무실 도청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민주당 및 무소속 국방위·외통위·정보위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상임위 소집과 대통령실 현안질의를 제안했습니다.

또 이번 사태가 "대통령실 졸속 이전과도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미국을 향한 단호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이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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