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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세 모녀' 비극 미리 막는다‥위기신호 찾는 사람들

[바로간다] '세 모녀' 비극 미리 막는다‥위기신호 찾는 사람들
입력 2023-01-02 20:42 | 수정 2023-01-0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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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바로간다, 사회팀 구나연 기자입니다.

    취약계층이 보내는 위기 신호를 알아채지 못한 수원 세모녀 사건이나 신촌 모녀 사건, 올해는 없어야 할 텐데요.

    연말연초를 맞아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더 바빠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가서 함께 다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성북구의 한 재개발 예정지.

    지역주민인 자원봉사자 두 명과 동네를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쪽으로 가십시다. 여기서부터 사는 게 힘드신 분들이 많아요"

    골목이 좁아지면서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여기가 힘들어. 여기가"

    이런저런 쪽지가 붙어있는 대문이 보입니다.

    10월까지 가스 사용량을 측정하지 못했고, 안전점검도 못 했으니 연락달라는 메모입니다.

    [최점순/구석구석 발굴단]
    "이게 지금 11월 3일까지잖아요. 여기는 주민센터에다가 연락해가지고 한 번 보라고 해야 되겠네"

    골목길 끝자락에 있는 또 다른 집.

    "이 집이 문제다, 이 집"

    역시 가스 미검침 메모에, 우편물까지 수북이 쌓여있자 또 한 번 긴장합니다.

    [최점순/구석구석 발굴단]
    "이상하다 왜 이렇게 우편물이 많이 쌓였지..이것도 다 그냥 붙어 있네 <너무 많다> 이런 집은 주민센터에다 연락을 해가지고.."

    구석구석 다니던 봉사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도 있습니다.

    [최점순/구석구석 발굴단]
    "<이건 연기 나오는 거예요?> 도시가스 나오는 거. 여기는 사람이 살고 있다는 중거네, 그럼 여기는 안심이 되는 거야."

    이들은 서울 성북구의 위촉을 받아 위기가구를 현장 발굴하는 주민들로, 약 석달 간 위기가구 22곳을 찾아냈습니다.

    그나마 취재팀이 동행하면서 찾아낸 가구들은 이미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어 복지 사각지대는 아니었습니다.

    눈 쌓인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골목.

    집배원이 복지서비스 안내가 담긴 '복지등기'를 배달합니다.

    [임익수/서대문우체국 집배원]
    "집배원입니다. 구청에서 복지등기 왔고요. 날씨가 그래도 좀 많이 괜찮아졌죠?"

    배달을 마친 집배원은 펜을 꺼내들더니 '위기가구 점검표'를 작성합니다.

    독촉장이나 우편물이 쌓여있는지, 집 주변에 쓰레기나 술병이 많이 있는지, 부재중인데도 TV가 켜져 있는지 등입니다.

    위기가구의 징후가 있다고 지목된 가정에 등기를 배달하면서, 추가 위험신호가 있는지 점검해 지자체에 알리는 겁니다.

    [임익수/서대문우체국 집배원]
    <체크를 엄청 빨리 하시네요>
    "환경을 저희가 아니까 체크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야쿠르트 판매원들이나 퀵서비스 기사가 위기가구 발굴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숨진 이른바 '수원 세 모녀'와 '신촌 모녀'는 여러 위험신호에도 지자체의 손길이 닿지 않았습니다.

    두 달 마다 500만 건 안팎의 위기가구 정보가 쏟아지지만, 4만여 명 수준의 사회복지 공무원으로는 역부족인 겁니다.

    [송인한/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발굴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측면을 생각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기술적인 부분만 집중해서는 또 다른 사각지대가 계속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을 보다 정교화하고, 나아가 발생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복지안전망 구축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바로간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영 김준형/영상편집: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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