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가족 상봉‥'방역 만리장성' 열렸다

◀ 앵커 ▶

중국 정부가 이른바 '방역 만리장성'의 빗장을 풀었습니다.

34개월 만입니다.

그동안 해외 입국자들은 무조건 시설에 격리시키던 조치도 폐지했습니다.

입국 문턱이 낮아지면서 반가운 분들도 많겠지만 최근 중국 내 코로나 감염 상황을 보면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먼저 베이징 조희형 특파원 리포트 보시고, 이어서 현지 연결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홍콩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승객들이 줄지어 입국장을 빠져나옵니다.

강제 격리 조치가 폐지된 뒤 들어온 첫 입국자들입니다.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3년 동안 떨어져 있었던 가족과 연인들은 서로를 얼싸안았습니다.

[장 씨/베이징 시민]
"홍콩에서 일하는 딸을 기다리고 있어요. 2020년 춘제를 마지막으로 코로나 때문에 올 수가 없었죠."

[창 씨/홍콩발 입국자]
"너무 기쁩니다. 격리할 필요 없어서 너무 기쁩니다."

폴란드 바르샤바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외국인들도 속속 도착했습니다.

[아니타/폴란드인]
"베이징에서 일하고 있는데 한 달 동안 유럽에 가 있었어요. 자녀들의 중국 방문이 기다려집니다."

그동안 해외 입국자들은 곧바로 격리시설로 옮겨졌는데, 이제는 공항에서 바로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방역 만리장성을 폐지한 건 34개월 만입니다.

이제 48시간 이내 PCR 음성 확인서만 있으면 중국에 입국할 수 있습니다.

한때 3주 동안 하던 시설 격리는 과거의 일이 됐습니다.

공항에서 받아야했던 입국 후 PCR 검사도 사라졌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격리 폐지를 환영하며 해외 교류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CCTV 기자]
"저희는 관련 업무를 종합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해 국제 인력의 교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더 나은 조건을 조성할 것입니다."

당장 중국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포럼이 오는 3월, 코로나 발생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로 열릴 예정이고, 지난해 연기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청두 하계 유니버시아드 등 국제 스포츠 행사도 개최될 계획입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규제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외국인 방문객이 급격히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격리 폐지 첫 날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국제선 항공편은 8편 뿐에 불과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 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 장바오선(베이징) / 영상편집 :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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