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조재영

[제보는 MBC] '자살 예방' 핫라인? 전화 안 받고 상담 안 되고‥

[제보는 MBC] '자살 예방' 핫라인? 전화 안 받고 상담 안 되고‥
입력 2023-01-12 20:22 | 수정 2023-01-12 20:31
재생목록
    ◀ 앵커 ▶

    2021년 한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 만 3천 명이 넘었습니다.

    평균으로 따지면 매일 36명 꼴입니다.

    10대와 20대, 30대의 가장 많은 사망원인이 자살이고, 40대와 50대에서도 자살로 숨진 경우가 두번째로 많았습니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평균의 2배가 넘습니다.

    20년 가까이 OECD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험에 빠진 이들을 마지막 순간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정부는 24시간 전화 상담을 해주는 '자살예방 핫라인'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전화를 걸어보면 핫라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보는 MBC, 조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직장 내 성폭력을 당한 뒤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고 산업재해 판정까지 받은 정모 씨(가명).

    우울증이 심해져 응급실에 실려가거나, 112 등에 신고한 적이 있는데 그럴 때 안내받은 게 상담전화 번호입니다.

    자살 관련 보도를 하는 언론사들도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는 번호들입니다.

    하지만 극심한 불안감이 몰려와 전화를 해봐도 통화가 거의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모 씨(가명)]
    "일단은 통화가 되게 굉장히 연결되기까지가 많은 어떤 인내심과‥ 연결이 굉장히 어려워요."

    정말 그런지, 평일 밤 10시 반쯤 정 씨와 함께 통화를 시도해봤습니다.

    먼저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상담원과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40초간 음악만 나오더니 메시지가 들립니다.

    "죄송합니다. 통화량이 많아 통화연결이 어렵습니다"

    2분 동안 같은 메시지가 4번 안내되더니 전화가 그냥 끊어졌습니다.

    "연결이 늦어질 경우 보건복지콜센터 129, 보건복지부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을 이용하시면 상담이 가능합니다(뚝) <어 그냥 끊어졌네요?>"

    대안으로 안내된 콜센터 '129', 그런데 자살예방 상담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제보자 녹취]
    "우울증 이런 게 있어서 그런 마음이 좀 많이 들거든요 <그런 내용에 있어서는 1393이라고 저희 전문 상담 전화가 따로 있거든요> 희망의전화 129, 이렇게 나와 있거든요 <극단적인 생각들 때문인 거예요? 그러면 1393에서..>"

    129는 정신건강이나 노인 및 아동학대 위주로 상담하고 있고, 자살예방 상담은 1년 여 전부터 '1393'으로 통합된 상태인데도 안내 체계가 개편되지 않은 겁니다.

    결국 1393으로 연결되기까지 10분이 걸렸습니다

    [정모 씨]
    "(저희 같은 사람들은) 충동성이 되게 높아서 인내심이 적어요. 과연 그 전화 한 통을 위해서,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 될 것인가‥"

    1393을 통한 상담 수요는 3년 만에 20배 폭증했지만 응대율은 57.9%에 그치고 있습니다.

    상담원이 50명 뿐인데, 고강도 감정노동임에도 저임금 등 근무조건이 열악하다 보니 매년 10명 중 7명 꼴로 퇴직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인력 충원을 지금 저희가 이제 다시 한 번 실시하고 있고요. 근무하는 방식을 좀 더 개선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를 찾아보면서 노력해야 될 것 같습니다."

    민간 기관인 '생명의 전화'는 2천 명이 상담에 참여해 상대적으로 연결이 수월하지만, 무보수 자원봉사에 기댄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전국 어디서나 '988'로 자살예방 상담 번호를 통일하고, 연방 정부가 지역별 상담센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최인규/영상편집: 조아라
    영상제공: 유튜브(988 Suicide Crisis Lifeline)
    자료조사: 김주예 김세연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