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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부터 액체처럼 떠밀려‥㎡당 10.74명까지 밀집"

"밤 9시부터 액체처럼 떠밀려‥㎡당 10.74명까지 밀집"
입력 2023-01-13 19:45 | 수정 2023-01-1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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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특수본이 밝힌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이른바 '군중 유체화' 현상입니다.

    좁은 공간에 인파가 너무 많이 몰려 몸을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넘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건데요.

    이런 분석을 보면 볼수록 왜 사전에 미리 예방적 대처를 하지 못했는지, 과연 그 책임을 제대로 물은 건지 의문만 깊어집니다.

    이어서 이동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특수본이 공개한 그날 오후 6시대 이태원.

    인파가 몰리면서 다소 정체가 있었지만 통행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밤 8시를 넘기면서 밀집도가 본격적으로 높아졌습니다.

    1주일 전은 물론 그 전날과 비교해 봐도 행인들의 규모가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밤 9시쯤부터 상황이 심각해졌습니다.

    거리와 골목엔 인파가 빽빽하게 들어찼고 차도까지 사람들이 넘쳐났는데, 경찰은 차도로 내려오는 사람들을 계속 인도로 올려보냈습니다.

    특수본은 이때부터 '유체화' 현상, 자기 의지대로 이동하지 못하고 액체처럼 떠밀려 흘러다니는 상태가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참사 시작 5분 전.

    특수본이 공개한 CCTV를 보면 거리는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돕니다.

    사람들은 그저 물결처럼 출렁일 뿐, 나아가지 못합니다.

    부상자들은 당시 상황을 "파도처럼 밀리는 느낌"이라거나 "발이 땅에서 떨어진 상태"라고 진술했습니다.

    그리고 10시 15분.

    경사진 골목으로 떠밀리듯 내려온 사람들이 추가로 밀려 내려오는 인파의 힘과 속도를 견디지 못하고 동시다발적으로 넘어지기 시작합니다.

    [손제한/경찰청 특별수사본부장]
    "넘어진 사람들 뒤편으로 계속해서 인파가 밀리면서 순차적으로 전도되었고 군중 압력에 의해 158명이 질식 등으로 사망하고…"

    하지만 참사 시작 10분 뒤까지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사람들은 계속 골목으로 밀려들었습니다.

    사고 발생 전 1㎡당 평균 3.69명이었던 밀집도는 사고 발생 10분 뒤 10.74명까지 치솟았습니다.

    당시 한 사람당 받은 하중은 최대 560kg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불법 증축물 탓에 폭이 3.2미터까지 좁아진 골목에선 병목 현상까지 발생했고, 피해는 더 커졌습니다.

    [박준영/금오공대 교수]
    "병목 구간을 유발하는 구조물에 의해서 높은 밀도에서는 한 2,500 뉴턴(254kg) 정도의 더 큰 힘이 가해지게 됩니다."

    특수본은 넘어짐 현상이 시작된 건 좁은 내리막길에 인파가 밀집했기 때문이고, 누군가 밀었거나 선동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조치가 빨랐을수록 피해를 줄였을 거"라며 "경찰을 집중 배치해 일방통행을 시켰거나 인파 관리를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영상편집 :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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