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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원·협력업체가 빼돌린 '세계 최초 반도체 세정기술'

전 직원·협력업체가 빼돌린 '세계 최초 반도체 세정기술'
입력 2023-01-16 20:31 | 수정 2023-01-1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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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알고 봤더니 이들은 해당 업체에서 10년 넘게 일했던 전 직원과 협력 업체 대표였는데, 지난 3년 동안 120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슬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내 10위 규모의 반도체 장비 업체.

    이 업체는 2년 전 여름, 반도체 핵심 기술이 담긴 자료를 메신저로 전달받았습니다.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이자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초임계 반도체 세정 장비'의 최신 도면이었습니다.

    액체와 기체를 구분할 수 없는,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로 반도체 기판을 세척하고 건조하는 장비입니다.

    [김태곤 교수/한양대학교 재료화학공학과]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핵심적인 품질에 연관되는 아주 핵심적인 기술입니다."

    미세한 불순물까지 제거하면서도 반도체 기판을 덜 손상시켜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됐고, 수출하려면 정부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세메스가 350억 원을 들여 10년 넘게 개발한 초미세반도체의 핵심 기술인데, 개발되자마자 중국으로 불법 유출된 겁니다.

    주도한 인물은 6년여 전 세메스를 퇴사한 뒤 따로 회사를 차린 전 직원 남모 씨.

    남 씨는 투자금 38억 원을 주겠다고 약속해 세메스의 협력업체 대표로부터 도면을 받아내고 브로커를 통해 중국 업체에 전달했습니다.

    이렇게 도면을 확보한 중국 업체는 남 씨에게 세정장비 1대당 2천만 달러, 우리 돈 약 240억 원을 주고 장비 10대와 관련 기술까지 넘겨받기로 했는데 검찰 수사로 실제 납품은 불발됐습니다.

    검찰은 남 씨와 남 씨의 동업자, 도면을 빼돌린 협력업체 대표와 중국 업체에 넘겨준 브로커 등 4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박진성/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장]
    "기업이 오랫동안 자금, 인력, 시간을 투입해 어렵게 개발한 기술이 유출이 되면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사실상 그 회복이 어렵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남 씨는 또 다른 기술도 빼돌려 지난 3년 간 약 1,200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5년 간 산업기술을 해외로 유출했다 적발된 건수는 112건, 이 중 국가 핵심기술도 36건에 달합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 정민환 황인석(대전) / 영상편집 :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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