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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문 닫는 스키장‥수십 년 뒤에는 스키 못 탄다

기후변화로 문 닫는 스키장‥수십 년 뒤에는 스키 못 탄다
입력 2023-01-17 20:22 | 수정 2023-01-1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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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주 우리가 이상하다 싶을 정도의 포근한 겨울, 경험해봤습니다만, 기후변화로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 더이상 스키를 즐기기 어려울 거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개장 시기가 점점 늦춰지고 있기도 하고, 이미 문을 닫은 스키장도 여럿 있다고 합니다.

    류현준 기자가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 리포트 ▶

    스키 슬로프를 덮고 있던 눈은 사라졌고, 리프트는 멈춰섰습니다.

    1982년 문을 연지 40년만에 이 스키장은 문을 닫았습니다.

    [김선주/인근 상인]
    "여기도 렌탈샵이었어요. 옛날엔 다 스키샵 그런 건데 지금 식당이나 그런 걸로 많이 바뀌었죠."

    전국 19곳의 스키장 중 이번 겨울 문을 연 곳은 13곳입니다.

    6곳은 더 이상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수도권 스키장 다섯 곳 중 세 곳은 최근 2년 내에 스키슬로프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물론 스키 인구도 줄어들었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겨울철 기온 상승이라는 기후변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남쪽에 있는 스키장.

    2007년에 문을 연 경남권 유일의 스키장입니다.

    13년 전에는 11월에도 문을 열었지만 이번 겨울에는 성탄절이 다 돼서야 가까스로 슬로프를 열었습니다.

    겨울이 따뜻해졌기 때문입니다.

    [김홍규/에덴벨리 스포츠영업팀장]
    "2007년도 오픈 당시만 해도 보통 영하 12, 13도 이렇게 내려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는데 최근 들어와서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진 적이 별로 없을 만큼…"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면, 스키장을 운영할 수 있는 기간은 줄어들고 비용은 증가합니다.

    하루에 제설기를 트는 비용은 500만 원.

    이마저도 영하 3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눈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개장 후 보름 동안 자연설이 제대로 쌓인 적이 없어서요. 인공눈에 의존하고 있지만 영상권에선 제설기도 눈가루를 뿌리지 못합니다.

    스키장이 몰려있는 강원도에서는 2010년의 경우 10월에 개장한 스키장도 있을 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모든 스키장들이 12월이 되고 나서야 문을 열었습니다.

    2090년대가 되면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에도 더 이상 스키를 즐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윤원찬/스키용품 대여점 대표]
    "한 8월, 9월쯤 되면 저희가 올해는 얼마나 추워질까 항상 이 생각부터 먼저 하거든요. 그런데 이제 기온이 계속 높다 보니까 스키장을 가야 한다는 생각을 잘 못해요."

    우리나라 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유럽이나 북미의 스키장도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빼어난 풍광과 솜털같은 설질로 유명했던 스위스의 이 스키장은 이제 인공눈으로 만들어진 좁은 슬로프만 남았습니다.

    [소피 루체트/스위스 로잔 주민]
    "이 모습을 보자니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이 스키 코스를 보며 자랐고 스키를 타왔거든요."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겨울에 스키를 탔다는 이야기는 정말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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