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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빌라왕' 매물 쌓이는 경매시장‥울며 겨자 먹기로 떠안는 세입자

[바로간다] '빌라왕' 매물 쌓이는 경매시장‥울며 겨자 먹기로 떠안는 세입자
입력 2023-01-18 20:02 | 수정 2023-01-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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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경제팀 박철현입니다.

    최근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깡통전세로 보증금을 떼일 처지에 처한 임차인들의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데요.

    이런 깡통전세 주택이 쌓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경매법정입니다.

    이런 집들을 누가 살까요?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 빌라촌.

    최근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된 지역입니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남부지방법원에 있는 경매법정에 가봤습니다.

    피해를 본 화곡동 일대 빌라들이 경매 처리되는 곳입니다.

    지난 17일 오전, 경매에 나온 주거용 건물은 70채, 이 가운데 55채가 다세대 주택, 빌라였습니다.

    그런데 이 55채 중 45채가 전세사기로 의심되는 사람이 집주인입니다.

    이미 전세 사기혐의로 구속돼있는 강 모 씨 소유빌라도 세 채입니다.

    이른바 악성 매물들입니다.

    [나문일/경매법정 방문객]
    "이쪽에 물건이 전부 다 빌라왕 사건과 관련된 것 같다라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전부 다 유찰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경매법정 앞은 한산합니다. 이전에 북적거리던 것과는 완전히 딴판입니다. 분위기나 살피러 왔다는 사람들 정도입니다.

    [경매법정 방문객]
    "아파트는 별로 안 나오고, 전부 빌라들. 그런데 뭐 빌라는 별로 관심 없죠. 투자 가치도 안 나오고 살기도 그렇고…"

    악성 매물 가운데 한 건입니다.

    시세 감정가는 1억 4천7백만 원입니다.

    이미 5차례 유찰돼서 4천8백만 원까지 가격이 내려갔습니다.

    이걸 4천8백에 사더라도 세입자 보증금 1억 천만 원에다 세금과 선순위 채권까지 떠안아야 해서 시세를 훌쩍 넘을 수 있습니다.

    [이주현/지지옥션 선임연구원]
    "낙찰자가 세입자가 돌려받지 못하는 보증금을 따로 돌려줘야 하는데요. 이 돌려줘야 할 보증금이 워낙 높다 보니까 낙찰을 기피하게 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져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보증금 받기가 불가능해진 세입자.

    보증금 대신 울며 겨자먹깁니다.

    [현장 경매업체 직원]
    "요새는 어떤 사람들이 가져가냐 그러면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못 빼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가져가지. 보증금 못 빼니까. 그렇지 않으면 요새 투자로는 안 사요"

    이날 악성 매물 45건 가운데 낙찰된 건은 단지 하나였습니다.

    경매로 집을 산 사람은 그 집에 살던 임차인이었습니다.

    인터뷰 요청은 거절했습니다.

    [임차인 가족]
    "(인터뷰) 하면 뭐합니까?"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전세 사기피해가 집중된 아파트엔 베란다에 '구제방안을 촉구한다'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습니다.

    세입자 박순남 씨가 스스로 택한 구제방안은 유찰이 거듭된 아파트를 떠안는 거였습니다.

    [박순남/전세사기 피해자]
    "이 한겨울에 저희 자녀랑 어딜 가서 어디서 또 살아야 되나 이렇게 생각하니까 그런 마음으로 입찰을 했는데 된 거죠"

    기약 없는 보증금 돌려받기를 기다리며 계속 세입자로 살든지 반강제로 집주인이 되든지,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이 모 씨/전세사기 피해자]
    "안 갖고 오고 싶어도 갖고 올 수밖에 없는 거죠. 경매로 해가지고 우리 걸로 갖고 와서 팔든지 그냥 거주하든지 둘 중의 하나죠"

    지난해 경매법정에서 확인된 임차인 경매 사례는 모두 106건, 2년 전 51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그나마 경매 과정에서 법원이 낙찰자를 임차인이라고 언급한 경우로 실제로 임차인이 낙찰받은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경매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영상취재 : 독고명 / 영상편집 : 류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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