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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목욕탕이 사라진다

동네 목욕탕이 사라진다
입력 2023-01-21 20:21 | 수정 2023-01-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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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릴 적 주택가 골목 어귀에 있는 동네 목욕탕을 많이들 이용해 보셨을 겁니다.

    특히 명절을 앞두고는 한 번씩 꼭 다녀와야 했는데요.

    그런데 코로나19 여파에 공공요금 인상까지 맞물리며 동네 목욕탕이 서서히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서창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노후한 주택이 밀집한 이 마을에서 50년 넘게 자리를 지켰던 한 대중목욕탕.

    지금은 불이 꺼진 채 문은 굳게 닫혀 있고, 탕 안도 텅 비었습니다.

    지난해를 끝으로 폐업한 겁니다.

    [구청 관계자]
    "영업 부진으로 보시면 되겠어요."

    이 목욕탕을 오랫동안 이용해 왔던 마을 어르신들은 아쉬움이 큽니다.

    [남명줄/인근 주민]
    "이 동네에 나이 많은 사람들이 많거든. (주인이) 동네 사람이니까 (요금을) 좀 싸게 하고 그랬어요. 지금은 여기가 없으니까 나이 많은 사람들이 저기 위(목욕탕)까지 올라가고…"

    경남 창원시에서 20년째 영업하고 있는 이 목욕탕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손님이 반토막이 났습니다.

    결국 4년 만에 목욕비를 1천 원 올렸지만, 세신사와 보일러 기사 인건비에 연료비도 만만치 않아, 업주는 매일 한숨만 내쉬고 있습니다.

    [서명밀/목욕탕 업주]
    "지하수로 운영해도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부담이 됩니다.) 지금 (공공요금이) 20% 넘게 올랐으니까 전에 수준만큼이라도 해줘도 감사하죠."

    지난 2020년 2월 이후 경남 지역에서만 85곳, 전국적으로는 1천 곳에 가까운 대중목욕탕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한국목욕업중앙회 관계자]
    "아파트 문화로 바뀌다 보니까 집에서 샤워하는 문화로 바뀌었다 아닙니까, 이미 7-8년 전부터… 그때부터 목욕탕이 사양 산업으로 접어들어서…"

    코로나 이후 거리두기 영향으로 그나마 목욕탕을 찾는 손님까지 확 줄었고, 지난해에만 가스요금이 세 차례 오르는 등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되면서 업주들이 더이상 버티지 못한 걸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도 대대적인 공공요금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대중목욕탕은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서창우입니다.

    영상취재 : 장성욱(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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