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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한바퀴] 따뜻해진 겨울, 떠나지 않는 여름 철새

[지구한바퀴] 따뜻해진 겨울, 떠나지 않는 여름 철새
입력 2023-01-22 20:18 | 수정 2023-01-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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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년 내내 우리나라에 사는 새를 텃새 그리고 여름이나 겨울에 찾아오는 새를 철새라고 하죠.

    그런데 기후가 변하면서 우리나라를 떠나지 않고 텃새가 되는 철새들도 많다고 합니다.

    계절을 잊고 겨울을 나고 있는 여름 철새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하남시 한강 둔치.

    몸집이 가장 큰 겨울 철새 중 하나이자 천연기념물인 큰고니 무리가 쉬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청둥오리와 황오리, 그리고 까만 몸에 흰부리를 갖고 있는 물닭같은 다른 겨울 철새들도 보입니다.

    그런데 근처에서 낯선 작은 새 한마리가 바닥을 쪼며 먹이를 찾습니다.

    갈색 빛의 몸에 검정색과 흰색 무늬의 깃털.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여름철새 여겨져 온 후투티가 겨울철새들 무리 속에서 나타난 겁니다.

    [서정화/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 대표]
    "최근에 와서 여기서 월동하는 (후투티) 개체들이 꾸준하게 관찰이 되고 있어요."

    생태정보 공유 사이트에는 이번 겨울 전국 각지에서 후투티의 사진이나 영상이 촬영돼 올라오고 있습니다.

    2012년 1월 전국동시철새조사에서는 낙동강 유역에서 단 한 마리가 목격됐을 뿐이지만 작년 1월에는 전국에서 모두 65마리가 관찰됐습니다.

    후투티 뿐만이 아닙니다.

    며칠 전, 경기도 광주에서는 물총새가 사냥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물총새는 하천이 얼면 먹이를 사냥하기 어려워 여름철에만 우리나라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겨울에도 국내 각지 하천변에서 목격되고 있습니다.

    중대백로, 왜가리 등 오랫동안 여름철새로 여겨졌던 백로과의 새들도 이제는 거의 텃새가 됐습니다.

    여름철새들이 이렇게 때가 지나도 떠나지 않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따뜻해진 겨울입니다.

    하천이나 땅이 얼지 않으면서 먹이활동이 가능해진 겁니다.

    여기에 더해 인간의 개발 행위도 철새를 텃새로 만들고 있습니다.

    [서정화/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 대표]
    "하천 정비로 인해서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 그런 하천들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물고기를 사냥할 수 있는 그런 장소들이 많이 생기면서 (월동이 가능해졌죠.)"

    철새의 텃새화는 단순히 서식 환경의 변화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철새가 목격되는 계절이 바뀌었다는 것은 기후변화가 우리 생각보다 아주 멀리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창용/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온혈동물인 조류는) 미세한 기온 변화에 크게 좌우받지 않는 동물입니다. 환경적인 변화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누적되어 왔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당장 생태계의 피해가 없더라도 철새의 변화를 보다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정인학·허원철 / 영상편집 : 김하은 / 영상제공 : 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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