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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환경운동가들‥법원도 "기후위기 심각"

법정에 선 환경운동가들‥법원도 "기후위기 심각"
입력 2023-01-23 19:51 | 수정 2023-01-2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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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대기업 행사장의 무대에 올라가서 난동을 부리다가 재판에 넘겨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후 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겠다고 나선 환경 운동가들이었는데요.

    남의 행사를 방해했으니까 당연히 유죄 판결이 나왔지만, 법원이 환경 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한다면서 이례적으로 처벌 수위를 낮춰줬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재작년, 포스코가 주최한 국제포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축사를 하려고 무대에 오르는 순간, 누군가 새치기하며 발언을 시작합니다.

    "2030년 NDC(온실가스 감축목표) 관련해서 지금 산업부가 제대로 노력하지 않고 있습니다."

    남성이 끌려나가는 동안, 또 다른 누군가가 다시 산업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갑니다.

    "산업부는 산업계 우는 소리만 하지 말고‥"

    난동을 피운 이들은 기후위기 활동가들.

    포스코의 신고로 벌금 1천2백만 원에 약식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정식재판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무죄라고 주장할 것처럼 재판을 받겠다더니, 곧바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대신 최후진술에 1시간을 허락받은 뒤 법정에서 기후 재난에 대한 영상을 틀었습니다.

    법정을 환경위기를 알리는 기자회견장처럼 활용한 겁니다.

    [이은호/기후위기 활동가]
    "이게 왜 포스코와 산업계가 움직여야 되는 문제인지‥ 판사님은 물론이고 검사님까지 이걸 좀 귀 기울여 들으셨거든요."

    법원은 간단한 벌금형 사건인데도 판결을 한달이나 미뤘습니다.

    최종 결론은 역시 유죄였지만, 재판부는 "1.5도씨 이내로 지구 온도 상승을 막지 못하면, 전세계는 되돌릴 수 없는 기후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산업계와 정부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이 타당하고 목적도 정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상현/기후위기 활동가]
    "길게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서 재판부가 인정을 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기뻤고‥"

    법원은 벌금액수를 절반으로 깎았고, 검찰도 항소하지 않았습니다.

    회사 로고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정당 당사를 점거하고‥

    환경 위기를 몸으로 호소해 온 활동가들은, 다른 벌금형 사건들도 모두 정식재판을 받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 영상편집 : 권나연 / 영상출처 : 포스코, 유튜브 채널 '멸종저항서울', '청년기후긴급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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