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주한미군 필요하다"‥폼페이오의 회고

◀ 앵커 ▶

주한 미군 철수는 북한의 오랜 요구 사항이죠.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주한 미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미 정상회담을 진두지휘 했던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회고록에 나온 내용인데요.

이 소식은 워싱턴 왕종명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4월.

사상 첫 북-미 정상 회담의 성사를 위해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폼페이오 CIA 국장이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한 사실이 공개됩니다.

[도널드 트럼프/당시 미국 대통령(2018년4월18일)]
"북한과 직접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고위급의, 아주 고위급의 직접 대화를 가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작고 땀에 젖은 사악한 남자'로 표현한 폼페이오는 첫 대면에서 주고받은 섬뜩한 농담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전 미국 국무장관]
"그가 처음 한 말이 '세상에, 당신이 여기 있다니 놀랍네요. CIA 국장으로서 날 죽이려고 했잖아요'였어요. 나는 '아직도 그럴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진지한 대화도 소개했습니다.

"중국은 미군이 한국을 떠나면 김 위원장이 기뻐할 거라고 말한다"고 하자 그가 웃으면서 탁자를 내리치며 "중국인은 거짓말쟁이"라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오히려 "중국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고 중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바라는 건 한반도를 티베트와 신장처럼 다루기 위해서"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미군의 한반도 주둔 필요성을 인정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폼페이오는 북한이 핵을 포기해도 이라크의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카다피와 달리 정권이 유지될 거라는 점을 설득해야 했고, 협상이 타결되면 마이애미의 멋진 해변으로 초대해 쿠바산 고급 담배를 대접하겠다는 말도 전했다고 회고했습니다.

당시 폼페이오는 공개 석상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국무장관 인준청문회 (2018년4월13일)]
"<간단한 질문 아닌가요?> 북한의 정권 교체를 전혀 지지하지 않습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다음 대선에 출마할지 고민 중이고 이번 회고록 출간은 출마 선언을 기정 사실화한 겁니다.

실제로 출마한다면 당장 공화당 경선에서 자신이 모셨던 트럼프를 상대해야 합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왕종명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 영상편집: 임주향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 카카오톡 @mbc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