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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가뭄 공존‥미국의 수상한 겨울

홍수·가뭄 공존‥미국의 수상한 겨울
입력 2023-01-26 20:37 | 수정 2023-01-2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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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전례없는 폭우로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 했는데, 아직까지도 복구에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의 또 다른 지역에서는 사상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홍수와 가뭄이 공존하는 미국 서부의 겨울, 이용주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말부터 3주 동안 캘리포니아에는 하루 평균 230밀리미터의 폭우가 내렸습니다.

    일년치 비가 불과 며칠 만에 쏟아진 겁니다.

    "세상에! 마치 대재앙 같아!"

    사망자는 20명, 재산 피해는 40조 원을 넘겼습니다.

    폭우 피해를 입었던 LA 북쪽의 한 마을.

    40여 가구 중에 멀쩡한 집을 찾기 힘듭니다.

    겨울에 늘상 말라 있던 강이 불어나면서 1층의 화장실과 세탁실, 침실이 모두 침수됐습니다.

    [일리아나 데 오요스 / 마을 주민]
    <지금껏 살면서 이런 홍수를 본 적이 있어요?>
    "아니오, 처음 봐요. 이런 홍수가 올 것을 알았다면 여기에 살 생각을 아예 안 했을 거예요."

    강을 건너가던 도중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오도가도 못하고 갇혀버린 마을 보안관의 트럭입니다.

    비가 내린지 2주일이 지났지만 주변의 물과 진흙이 빠지지 않아 지금도 이렇게 방치돼 있습니다.

    [벤투라 주민]
    "말도 안 됩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일상화되는 일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반복되지 않으면 좋겠어요."

    도시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배수시설도 무용지물로 만든 폭우에 부엌 전체가 잠겨 바닥 타일을 모두 뜯어내야 했습니다.

    당분간 화장실이 임시 주방입니다.

    [리타 윌리엄스]
    "보험사는 홍수 피해를 보상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죠?> 제가 가입하지 않았거든요. <필요하다고 생각 못 하셨나요?> 여기에 홍수가 날 줄 전혀 몰랐죠."

    도로 한가운데 생겨난 커다란 싱크홀.

    균열이 멈추지 않아 복구 작업은 요원합니다.

    산사태도 5백 건 이상 발생하면서 도로 곳곳이 여전히 폐쇄돼 있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도로 가장자리에는 손으로 꿈쩍도 하지 않는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비가 이렇게 왔는데도 캘리포니아는 사상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비구름이 강처럼 길게 형성된, 이른바 '대기의 강' 현상이 특정 지역만 가로질러 갔을 뿐,

    콜로라도 강과 샤스타 호수 등 중요 상수원은 여전히 메말라 있기 때문입니다.

    [로렐 라슨 / 버클리대 환경공학과 부교수]
    "싱크대 옆에 건조한 스폰지를 두고 물을 부어 봐야 스폰지가 다 흡수하고 물은 흐르지 않죠. 지금 캘리포니아의 상황이 똑같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과 가뭄이 공존하는 특이한 현상이 이제는 일상이 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MBC뉴스 이용주입니다.

    영상취재 안정규(뉴욕),영상편집 박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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