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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과실 입증 어려울 것"‥전관 변호사의 예언대로

"의료과실 입증 어려울 것"‥전관 변호사의 예언대로
입력 2023-01-30 20:20 | 수정 2023-01-3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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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불법 대리수술을 받고, 환자 2명이 숨졌는데도 집행유예 판결이 나온 데는 의료계의 의견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불법 수술이지만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의료계의 감정서가 잇따라 재판부에 제출됐던 건데요.

    변호사 시절 이 병원에 은폐를 자문해준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의 당시 조언과도 일치했습니다.

    이어서 윤수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불법 대리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숨지자 병원 측은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를 찾아갔습니다.

    지금은 국민의힘 의원인 유상범 변호사였는데, 당시 유 변호사는 '무혐의'를 자신했습니다.

    두 환자 모두 수술이 끝난 뒤에 숨진 만큼, 수술 중에 벌어진 의료과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유상범/변호사]
    "의료협회가 내가 알기로는 특이사항 없다, 의사 과실 입증 곤란, 이런 식으로 갈 거라고‥다 이렇게 하지 않아?"

    또 '내가 수술했다'고 말을 맞춰주는 의사가 있으면, 대리수술 부분도 면책될 거라고 자신했습니다.

    [유상범/변호사]
    "누군가가 내가 했습니다라고 해줘야 되는 상황인데‥부담을 가진다면 그에 대한 상환 페이백이 있어야지."

    불법 대리수술이 이뤄졌고, 그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숨진 사실을 알면서도 법망을 피해갈 방법을 알려준 겁니다.

    [유상범/국회의원 (2021년 5월)]
    "국민 보시는 눈높이에서 보면 매우 부적절하게 보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깊이 유감으로 생각을 합니다."

    유 의원은 사건을 수임하진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이후 수사와 재판은 큰 틀에서 유 의원의 조언대로 흘러갔습니다.

    먼저 수술 당일 숨진 70대 여성의 경우, 사망과 관련해선 병원 측 그 누구도 형사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부검에서 정확한 원인이 드러나지 않았고 의료분쟁조정중재원도 병원의 과실을 입증하지 못해 '증거없음'으로 수사가 끝났습니다.

    다른 사망자인 70대 남성도 비슷했습니다.

    일부 의사가 "마취 과정에서 무리가 있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고, 검찰도 '마취 상태로 방치된 의혹이 있다'며 마취의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무죄라고 판단했습니다.

    역시 의료중재원이 "수술 방법상 부적절성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고, 의사협회의 의견도 비슷했다는 이유입니다.

    [박호균/의사 출신 변호사]
    "의사협회, 익명의 감정인이나 중재원의 익명의 감정인들이 의료인이 잘못을 했다고 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어요. "

    수술은 불법인데, 사망과는 관련없다는 판결.

    고령이라고는 하지만 어깨수술을 받은 환자가 당일 밤 숨지고, 척추수술을 받은 환자가 갑자기 뇌사상태에 빠진 이유가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김모 씨/숨진 여성 환자 유족]
    "만약 이 사람이 '수술 못해요 안된대요' 그러면 우리는 다른 병원 갔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엄마가 살아계실 수도 있잖아."

    병원 측에 사건 은폐를 자문해준 혐의 등으로 고발된 유상범 의원에 대한 수사도 2년 가까이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임지수 / 영상편집 :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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