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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술 취해 쓰러졌다" 출동 6분 만에 철수‥결국 사고로

[단독] "술 취해 쓰러졌다" 출동 6분 만에 철수‥결국 사고로
입력 2023-01-31 20:24 | 수정 2023-01-3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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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금부터는 경찰관들이 한파 속에 술 취해 쓰러져 있는 행인을 바깥에 뒀다가 사망사고로 이어진 사건들,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MBC가 단독 취재한 사건부터 전해드립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술에 취한 채 거리에 누워 있던 50대 남성이 승용차에 깔려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경찰이 술 취한 사람이 길에 누워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왔지만, 남성을 그대로 남겨둔 채 6분 만에 떠났고, 그 뒤에 끔찍한 사고가 났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9일 저녁 7시 50분쯤, 서울 동대문구의 한 길거리.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걸어오던 남성이 인도 한가운데 주저앉더니 그대로 누워버립니다.

    다른 보행자와 배달 오토바이들이 남성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갑니다.

    경찰에는 시민들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목격자]
    "되게 추운 날씨에 누워 계시더라고요. 누워 계신 지가 꽤 됐어요. 제가 신고하려다가 누가 신고를 하길래 그냥 갔죠."

    남성이 나타난 지 17분 뒤인 8시 9분, 경찰관 두 명이 현장에 도착합니다.

    경찰관들이 남성을 일으키려 하고 대화도 시도해보지만,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결국 경찰관들은 출동한 지 6분 만에 남성의 어깨를 툭 치더니 자리를 떠났습니다.

    당시 동대문구의 체감온도는 0도, 눈까지 내리고 있었습니다.

    혼자 남은 남성은 비틀거리며 옆 골목으로 들어갔고, 몇 차례 쓰러졌다 일어나더니 다시 입구 쪽에 드러누웠습니다.

    그리고 10분 뒤, 우회전해 골목에 들어온 차량이 남성을 밟고 지나갔다가 곧바로 멈췄습니다.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응급조치를 했지만,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지다가 숨졌습니다.

    [목격자]
    "막 누워 갖고 압박하는 거야, 흉부 압박. 경찰도 하고, 일반 사람도 하고…"

    차량 운전자는 '눈이 오는데다, 어둡고 좁은 골목이라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성은 경찰이 현장을 떠난 지 20여 분만에 이 골목에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사고 당시, 경찰은 현장 바로 맞은 편에 있었습니다.

    cctv를 확인해 보니 경찰관들이 맞은 편 길가에 순찰차를 대놓고 계속 머물렀던 겁니다.

    숨진 남성은 근처에서 혼자 살면서 공사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로, 설 연휴에 가족과 만나기로 돼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 동료]
    "그분이 출근을 안 하셨어요. 동대문경찰서 조사계 그분이, '어제 교통사고 나서 돌아가셔서‥술 마시고 길가에 누워있다가…'"

    이에 대해 서울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남성이 도움을 거부하는 언행을 해서 순찰차를 타고 건너편에서 관찰했다"며 "미흡한 점이 있어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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