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2차 연금개혁 반대 시위‥"62세 이후 삶 중요" vs "적자 수렁"

◀ 앵커 ▶

프랑스에서도 연금 개혁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거운 상황입니다.

마크롱 행정부가 재정 고갈에 대비해서 정년 연장이라는 카드를 던졌는데, 노동계는 두 차례의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파리에서 조명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64살까지 일할 수는 없다"

"마크롱의 연금 개혁에 반대한다"

프랑스 파리의 거리를 가득 메운 구호들입니다.

일부 시위대가 과격한 행동을 보이자 경찰들이 최루탄을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12년 만에 연합전선을 구축한 프랑스 내 8개 노조는 지난달 19일에 이어 31일에도 대규모 총파업을 이어갔습니다.

전국에서 시위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내무부 추산 127명, 노조 추산 280만 명, 어느 통계를 따르든 1차 시위보다 늘어났습니다

프랑스 연금 제도는 대체로 70% 이상의 높은 소득 대체율을 보장합니다.

하지만, 60대의 절반 이상은 일이 없어 실직 상태로 연금 수령 연령을 기다립니다.

여기서 연금 수령 연령이 늘어나면 노인들이 청년세대와 일자리를 다투거나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입니다.

[장 마크/은퇴자]
"우리가 일정 나이 이상으로 일을 하게 되면 젊은이들의 일자리에 훼방을 놓는 꼴이 됩니다. 정부가 말하는 것과 반대로 국고는 충분해요."

이들은 또, 정년 연장이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육체 노동 등 평균 수명이 짧은 직종의 희생과 손해가 너무 크다는 겁니다.

[바카리/파리 도로 청소부]
"지금 여기서 2년을 더 일하면 우리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연금을 만지지도 못할 겁니다. 그 전에 죽을 수도 있죠."

연금 재정 부족에 대해서도 부자 감세를 추진한 마크롱 정부가 할 얘기는 아니라는 반응들입니다.

이렇게 격한 반대 여론 속에서도 프랑스 정부는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늘리는 연금 개혁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정년 연장만큼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강경 입장이어서 갈등은 더 지속될 전망입니다.

파리에서 MBC 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유경(파리)/영상편집: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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