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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다음날 출근하니까" 구청장이 전단지 떼라고 지시

"대통령이 다음날 출근하니까" 구청장이 전단지 떼라고 지시
입력 2023-02-01 20:31 | 수정 2023-02-0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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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0.29 참사 당일 용산 구청 당직자들은 사람들이 밀집 했다는 신고를 받고 이태원으로 출동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목적지를 대통령실 앞으로 돌렸는데요.

    박희영 용산 구청장이 "다음날 대통령이 출근하니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떼라"고 지시했기 때문인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59명이 희생된 '10.29 참사'.

    검찰 공소장에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이 날의 행적이 자세히 담겼습니다.

    참사 발생 1시간쯤 전인 저녁 8시 59분.

    박 구청장은 비서실 직원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삼각지역 인근 집회 현장으로 가서 전단지를 수거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때 당직자들은 이태원에 차와 사람이 밀집했다는 전화에 출동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청장 지시'에 따라, 전쟁기념관으로 목적지를 돌렸습니다.

    당직자들은 담벼락에 붙은 윤석열 대통령 비판 전단지를 뗐습니다.

    직원들은 '대통령이 다음날 출근하니 전단을 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구청장 지시로 구청 직원들이 전단지를 떼러 다니느라, 이태원 밀집 신고에 대한 대응이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박 구청장은 밤 11시쯤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대처도 이상했습니다.

    박 구청장이 현장에서 전화를 건 대상은 서울시, 행안부, 경찰과 소방이 아니었습니다.

    엉뚱하게도 권영세 통일부장관이었습니다.

    권영세 장관은 용산이 지역구라, 구청장 공천에 영향력이 큰 현역 의원입니다.

    박 구청장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지난해 10월 31일)]
    "저희는 전략적인 준비를 다 해왔고요.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습니다."

    오늘 국회에서는 참사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유족들은 여전히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김화숙/고(故) 김현수 씨 어머니]
    "159명만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거기에 가족 할머니, 누나, 동생, 형제, 거기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나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유가족들은 이번주 일요일 100일 추모제에 국회의원들이 함께 해줄 것과, 독립적 조사기구를 거듭 요구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편집 : 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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