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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시각장애 안마사의 폭로 "안마사협회가 성매매 유착"

[단독] 시각장애 안마사의 폭로 "안마사협회가 성매매 유착"
입력 2023-02-06 20:13 | 수정 2023-02-0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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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리나라에선 법적으로 시각장애인들만 안마업에 종사할 수 있습니다.

    대한안마사협회도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돼있는데요.

    협회 임원들이 불법 성매매를 하는 안마시술소를 통해 이권을 챙기고, 어려운 시각장애 안마사들에게 돌아가야 할 수십억 원의 정부 지원금을 제멋대로 쓰고 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습니다.

    손령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성매매 업소를 알선하는 포털사이트입니다.

    여러 업종 가운데 안마시술소를 클릭해보니, 대한안마협회 정식 등록, 국가공인 맹인안마사 업소라고 홍보합니다.

    예약 번호로 전화해 봤습니다.

    [안마시술소]
    "지정하시면 예약 도와드리는 거고. 아니시면 오셔서 스타일 미팅해서 바로바로 이제 되는 친구로 매칭을 해드리는 거예요."

    불법 성매매 업소입니다.

    이런 안마시술소 내부는 어떨까.

    직접 가봤습니다.

    정식 시각장애인 안마시술소로 등록된 곳입니다.

    이렇게 욕실에는 각종 시설들을 갖춰놓고 영업을 하고 있고요.

    이 층에만 이렇게 7개 방, 그리고 이 건물 세 개 층을 쓰고 있습니다.

    복도에는 각종 물품들과 성매매 업소 여성들의 시간표까지 관리되고 있습니다.

    방이 스무 개가 넘지만 등록된 맹인 안마사는 단 1명.

    안마는 눈가림일 뿐이라고 안마사협회 임원 출신인 사장은 설명합니다.

    [이 모 씨/안마시술소 사장(전 협회 임원)]
    "시각장애인은 보조인이 따르게 돼있어 법적으로. 근데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거야. 보건소, 경찰이 나와도 '이분이 내 도우미다'(라고 얘기합니다.)"

    현행법상 안마시술소 운영은 시각장애인 안마사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사장은 모두 시각장애인입니다.

    하지만 실제 성매매 업주는 따로 있고 안마사들은 이른바 '바지사장'일 뿐, 명의만 빌려주고 매달 200-300만 원씩 받습니다.

    이런 안마시술소는 전국에 2백여 곳.

    안마사는 1만 명이 넘는데, 가만히 앉아 꼬박꼬박 월급 받는 특혜를 누가 누릴 수 있을까.

    전권을 쥐고있는 곳은 대한안마사협회입니다.

    협회는 안마시술소가 개업할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속칭 '명예 사장'으로 보내는데, 누구에게 어느 업소를 맡길지 좌지우지할 수 있습니다.

    [대한안마사협회 관계자]
    "회장이 '야 그거 내줘' 이게 있어야 돼요. 개설 경영권이 막강한 거예요."

    대신 '명예 사장'이 된 안마사는 '등록비' 명목으로 첫 달에 2백만 원.

    또 달마다 업소 규모에 따라 회비를 협회에 상납해야 합니다.

    '명예 사장'의 임기는 길어야 1년.

    불법 성매매로 단속되면 영업기간만큼 추징금을 내게 돼 있어서, 6개월이나 1년마다 사장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대한안마사협회 관계자]
    "6개월에 한 번 지도 감독을 받게 돼 있어요. 시정 사항들이 나오잖아요. 근데 계속 그 사업자를 유지하게 되면 그거는 이제 누적이 될 텐데, (사장을) 바꾸면 이제 또 세팅돼요. 다시 그냥 (영업)하면 돼요."

    협회 일부 핵심 임원들은 불법 성매매업소와 연결돼 있는데, 한 임원의 경력을 확인해보니 5년 새 8번이나 자리를 바꿨습니다.

    이런 안마시술소와 달리 대다수 맹인안마사들이 종사하는 1천2백여 개 영세 안마원은 규모가 작고 목욕시설이 없는 등 성매매와 무관합니다.

    [문성호/전국 안마사협의회 대표]
    "성매매가 아닌 안마원 분들이 성매매하고 함께 안마시술소가 묶여 있다고 그래서, 작년 7월에 비로소 국세청 업종 코드를 분리를 시켰어요."

    협회의 더 큰 이권은 정부 지원금입니다.

    경로당에 안마사를 파견하는 '경로당 파견 사업'.

    참여한 안마사에게 정부가 120만 원 정도씩 월급을 주고, 추가로 매달 1인당 70만 원 안팎의 고용장려금을 보조금 성격으로 협회에 지급합니다.

    협회는 지난해에만 약 800명 분, 60억 원 정도를 받았는데, 안마사들이 받은 건 70만 원 중 20만 원 가량뿐, 나머지는 어디에 쓰는지 회원인 안마사들조차 알 길이 없습니다.

    [황 모 씨/전 대한안마협회 지부장]
    "(회계 서류를) 보여주지도 않고요. 요구도 안 해봤지만, 또 요구도 잘 못하죠."

    안마사협회측은 일부 임원들의 성매매 업소 유착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타이 마사지 같은 탈법 영업을 정부가 눈감아주고 있어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고, 자정 노력을 하고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용장려금은 안마사 교육과 인건비 등으로 재투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안마사들을 대표하는 협회가 영세한 시각장애 안마사들의 권익보다 이권에 매달리는 사이, 시각장애인의 자립을 돕는다는 설립 취지는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령입니다.

    영상취재:윤병순,김우람,강재훈 / 편집: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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