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홍신영

[제보는 MBC] 승진했으니 세 채. 입사했으니 한 채‥억지로 떠안은 자서분양

[제보는 MBC] 승진했으니 세 채. 입사했으니 한 채‥억지로 떠안은 자서분양
입력 2023-02-10 20:09 | 수정 2023-02-10 20:49
재생목록
    ◀ 앵커 ▶

    한 중견 건설사가 지은 건물 상가를, 직원들에게 억지로 분양받게 해서 직원들이 중도금 대출 이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자서 분양, 건설사가 지은 주택을 직원들에게 매입하도록 강요하는 행위인데, 직원들은 입사 조건으로 한 채, 승진할 때 한 채, 이런 식으로 회사가 분양을 떠안겼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신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경남 양산 도심에 있는 20층짜리 건물.

    짓다가 말다가 5년이 넘게 방치돼 있습니다.

    분양은 2017년에 이뤄졌는데, 상가 분양이 잘 안 됐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상가는 잘 안 됐어요. 너무 비싸서‥서울 가격인데‥모르는 사람이 받지, 아는 사람은 안 받지요."

    '서울 가격'이라고 할 만큼 비쌌던 상가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상가를 올려다보는 세 명의 남성들.

    이 건물을 지은 건설회사의 직원들이었습니다

    남씨는 부장으로 승진한 직후 세 채를 계약했습니다.

    [남 모씨/00건설 전 직원]
    "저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들이 다들 자서를 했고 받아 들이고 이 회사에 남느냐 아니면 회사를 떠나야 하나 둘 중 하나를 선택을 해야 되는 거죠."

    김씨는 정규직이라고 해서 회사를 옮겼는데 입사하자마자 한 채를 계약했습니다.

    [김 모씨/00건설 전 직원]
    "입사자들 앉혀 놓고 회사 소개하면서 분양하고 남아있는 상가가 있는데‥강요를 하다 보니까 그 자리에서 이제 하겠다. 자서를 쓰겠다고‥"

    이들은 미분양이 난 상가를 회사가 강제로 떠안겼다고 주장합니다.

    관광버스에 직원들을 대거 싣고 데려간 곳이 모델하우스였습니다.

    [유 모씨/00건설 전 직원]
    "전국적으로 직원들이 대구로‥모델하우스에 가서 전체적으로 (계약)했거든요. 그때 뭐 관광버스도 전세해서 가서 하고‥"

    분양을 받은 직원들 명의로는 수억원씩의 중도금 대출이 나왔고 이 돈은 바로 회사가 시공비로 가져갔습니다.

    자서분양을 받은 직원은 이들 만이 아니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직원 자서현황>.

    회사가 작성한 목록입니다.

    대상이 된 상가는 173채.

    전체 분양 대상의 65%가 자서분양으로 떠넘겨졌습니다.

    중간에 파란 색으로 '매수자 필요'라고 기록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른 대상자를 찾아야 했던 경우입니다.

    "막 좀 난리를 피거나 민원을 계속 넣었을 때 다른 직원 명의로 바꾼 걸로 알고 있어요."

    억지로 상가를 떠안게 된 직원들은 만져보지도 못한 빚 독촉에 시달렸습니다.

    [김 모씨/00건설 전 직원]
    "회사가 지금 자금이 어려워서 이자를 각 개인한테 납부하라고 문자가 오더라고요. (이자 못 냈더니) 개인 신용카드하고 거래 정지될 수도 있고‥그 문자가 오더라고요."

    원금 상환압박까지 시달리면서 신용불량자가 되고 가정이 깨졌습니다.

    [유 모씨/00건설 전 직원]
    "출금 제한 당하고 금융적으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도저히 힘이 들고 불안해서 못 있겠더라고요."

    해당 건설사는 자서분양은 간부들의 부탁에 직원 40명 정도가 응해서 이뤄졌다며, 강요나 강압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어려운 사정으로 인해 회장을 포함해 사장단과 임원들의 가족과 친지들에게도 이뤄졌다며, 조속히 준공을 마쳐 자서분양자들의 채무를 상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분양을 떠안은 직원들 가운데 퇴사한 17명은 회사의 강요로 이뤄진 계약이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 취재 : 구본원 / 영상 편집 : 이지영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