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인천에서 열한살 초등학생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가 구속됐습니다.
영장 심사를 받으러 나온 의붓어머니는 입을 다물었고, 친아버지는 아이에게 미안하다면서도, 자신은 아이를 때린 적이 없다면서, 책임을 피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두꺼운 흰색 외투를 입은 만삭의 여성이 모자까지 눌러쓴 채 법원으로 들어섭니다.
11살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42살 이모 씨입니다.
질문이 쏟아졌지만 이 씨는 침묵했습니다.
[이모 씨 / 의붓어머니]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없으십니까?> …
<(아이가) 왜 자해했다고 진술하셨나요?> …
<아이는 왜 학교에 안 보냈습니까?> …"
함께 호송된 친아버지는 숨진 아들에게 미안하다면서도, 자신의 책임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모 씨 / 친아버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없으십니까?> 미안합니다. <(아이가) 왜 처음에 자해했다고 말씀하신 거예요?> 저는 그런 말 안 했습니다. <(의붓)어머니가 하신 거예요?> 네."
아들을 때린 것이나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 모두 아내가 저지른 일이라고 한 겁니다.
[이모 씨 / 친아버지]
"<아이를 왜 학교에 안 보냈습니까?> 그것도 전부 OOO(아내)이 한 겁니다.
<아이를 때렸습니까?> 저는 안 때렸습니다.
<아이를 무엇으로 때리는 것을 보신 적 없으세요?> 본 적 있습니다"
앞서 경찰에서 "훈육을 위해 때린 적이 있다"고 했던 자신의 진술도 뒤집은 것으로 보입니다.
발인을 하루 앞둔 피해 아동의 빈소에는 생전의 아이 모습을 기억하던 이웃들이 찾아왔습니다.
빈소를 지키던 친어머니는 아들이 입었던 옷이 이혼 전에 자신이 사줬던 옷으로 보인다며 또 한 번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피해 아동 친어머니]
"8살쯤 제가 사줬던, 아마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사줬던 내복‥ (옷이 작아져서) 다리가 한두 뼘 이상이 차이날 정도의‥ 정말 강력하게 처벌받았으면 좋겠어요."
'친모의 연락이 없었다'는 전 남편의 말에는 "최근까지 양육권 소송을 하느라 연락했고, 작년에도 아들을 찾아갔다가 그 부부로부터 폭언을 들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이모 씨 / 의붓어머니 (지난해 5월)]
"내 뒤통수를 이렇게 쳐? 우리 이거 그냥 안 끝날 것 같아. 나 저 여자 용서 못 해."
법원은 영장 심사 4시간 만에 피해 아동의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를 구속했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임정환/영상편집: 김백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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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유서영
계모는 침묵, 친부는 책임 회피‥"전부 아내가 했다"
계모는 침묵, 친부는 책임 회피‥"전부 아내가 했다"
입력
2023-02-10 20:28
|
수정 2023-02-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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