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시간이 흐르면서 무너진 건물에 매몰 된 사람들의 생존 가능성은 점점 옅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구조보다 생존자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각국의 구호팀들은 그야말로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하타이 현지에서 차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갑자기 울려 퍼진 호각 소리에 중장비도, 구조대원들도 일시에 동작을 멈춥니다.
행인들은 제자리에 멈춰 서고, 실종자 가족들은 숨죽여 현장을 바라봅니다.
생존자를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혹시라도 생존자가 보낼지 모르는 구조 신호에 온 신경을 집중합니다.
수색이 진행 중인 또 다른 건물, 경찰이 갑자기 소리를 지릅니다.
"조용히 하세요. 가만히 앉으세요."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이 숨소리조차 조심하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헬기 소리가 정적을 깹니다.
그래도 또 다시 처참하게 무너진 잔해를 뒤지며 생존자의 흔적을 찾아 나섭니다.
[무스타파 살루한/응급 구조대원]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지 소리를 들어봤더니 안에서 무슨 소리가 나온 것 같습니다."
다른 현장에선 건물 잔해가 무너지면서 구조대를 덮쳤는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악전고투에도 불구하고 생존자를 구했다는 소식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구조 현장에서 들것에 실려 나오는 사람들은 이제 대부분 사망한 희생자들입니다.
취재진이 있는 하타이 수색 현장에선 거의 20~30분 간격으로 희생자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구급차가 왔다는 건 또 어디선가 실종자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의미입니다.
시신 운구를 위해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건물 옆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기도를 올립니다.
[하칸 악자이/자원봉사 구조대원]
"지진 피해자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고 많이 슬픕니다. 종교와 상관없이 여기뿐 아니라 모든 곳에서 이런 비극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강변을 산책하고 커피를 마시던 일상의 공간은 참혹한 폐허로 변했습니다.
골든 타임이라는 72시간, 그 2배 이상의 시간이 이미 지나갔습니다.
국제적십자사는 이제 수색·구조에서 생존자 지원으로 현지 활동의 중심축이 옮겨졌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한 명이라도 더 생존자를 찾으려는 각국 구호대의 수색은 여전히 필사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 정인학, 김준형 / 영상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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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주혁
골든타임은 이미 종료‥한 명이라도 찾기 위해 '악전고투'
골든타임은 이미 종료‥한 명이라도 찾기 위해 '악전고투'
입력
2023-02-12 20:03
|
수정 2023-02-1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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