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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당선되면 새 고급차" 지자체장 전용차 전수조사

[단독] "당선되면 새 고급차" 지자체장 전용차 전수조사
입력 2023-02-13 19:45 | 수정 2023-02-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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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뉴스데스크는 오늘과 내일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타는 전용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MBC 기획탐사취재팀이 243개 지자체의 단체장들은 어떤 차를, 얼마나 오래 타고 있나 하나하나 전수 조사해봤습니다.

    너나없이 대부분 크고 비싼 차를 타고 있었는데요.

    더 문제가 되는 건 사용기간입니다.

    중앙정부 장, 차관들의 차량은 8년 이상, 12만 킬로미터 넘게 타야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 장들의 전용차는 대부분 이런 의무사용기간이 아예 없거나 지키지 않고 있었습니다.

    새 단체장이 취임하면 여지없이 새 차로 바꾸는 관행도 없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남재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민선 7기 경기도 양평군수가 타던 차량입니다.

    뒷문을 열자 비행기 일등석 같은 좌석이 보입니다.

    전자동 시트를 작동해보니 다리받침대가 올라오고, 다리를 쭉 펴고 누워도 공간이 남습니다.

    팔걸이에는 휴대전화 무선충전기는 물론 냉온 기능이 있는 컵홀더, 천장에는 무드등도 보입니다.

    차 값은 약 4천만 원인데, 2천만 원을 들여 개조했습니다.

    [양평군 공보팀 관계자]
    "이게 좋은 차가 아녜요. <좋은 차가 아니에요?> 이거 갖고 놀라시면 안 돼요."

    정동균 전 군수가 2년 동안 5만km정도 탔는데, 지금은 직원들이 출장갈 때 씁니다.

    [양평군 총무과 관계자]
    "모닝이나 아반떼 이 정도급 타고 다니다가 이거 타려면 주차나 (차)폭 때문에 힘들어 하더라고요. 여직원들 중에는 그냥 모닝주시면 안 되냐고.."

    정 전 군수가 지난 2018년 당선 직후에 산 같은 모델 차량은 한 대 더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새로 당선된 8기 전진선 군수도 당선되자마자 차를 바꿨는데, 결국 약 2년마다 군수 차가 바뀐 겁니다.

    [김찬수/양평군 공보팀장]
    "우리 군수님이 또 원하시는 건 친환경 양평. 또 자연과 사람 이런 거니까. 무공해 차량, 전기차 이래서…"

    7기 강원도 춘천시장의 차는 사실상 5대.

    취임 초엔 전임 시장이 타던 체어맨과 새로 산 K5 하이브리드를 타다, 1년 뒤 전기차 니로와 휘발유차 카니발을 샀고 다시 2년 뒤엔 수소차 넥쏘를 구입했습니다.

    이 중에 2019년 5천1백만 원을 주고 산 카니발에는 1천5백만 원짜리 안마의자를 설치했다가 예산낭비라는 비난이 일자 타지 않았습니다.

    [춘천시 회계과 관계자]
    "지금 저희 운행일지 기록상에는 (시장 이용 내역이) 없습니다. 결국은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임기 중에 새로 차량 4대를 사느라 쓴 예산은 1억 9천만 원이 넘습니다.

    이어 지난해 당선된 8기 시장은 전임 이재수 시장이 타던 차들 대신, 새로 고급 세단을 임차해 타고 있습니다.

    [김상기/춘천시 회계과장]
    "쭉 타시면 좋은데 그게 사람마다 차를 선호하는 경향도 조금씩 다를 수 있고 그런 것도 조금 고민을 했어요. 사실은."

    부산시청 주차장에 세워진 고급 승용차.

    시장 전용차로 지난 2018년, 8천7백만 원을 주고 샀는데 최근 10개월간 운행한 날이
    30일도 안 됩니다.

    운행일지를 보니, 2020년 오거돈 전 시장이 물러난 뒤 이듬해 당선된 박형준 시장이 1년 정도 타다 지난해 재선된 뒤부터는 타지 않았습니다.

    박 시장은 대신 9천만 원짜리 전기차를 새로 샀습니다.

    [부산시 총무과 관계자]
    "전임 시장이 탔던 것을 왜 안 타느냐 비판을 받을 수 있겠죠. 그런데 그때 상황에서 새롭게 구매를 해야 했기 때문에…"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당시 지자체장 전용차는 광역은 2,500cc, 기초는 2,000cc 이하를 타라는 배기량 기준이 있었습니다.

    8년 뒤 이 규정이 폐지되면서 너도나도 비싼 고급차를 타기 시작해, MBC 전수조사 결과 지금은 친환경차를 제외하고 2,000cc 이하를 타는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현재 정부의 공용차량 관리규정상 전용차는 최소 8년, 12만km 이상은 타야 다른 용도로 바꾸거나 교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8년 전 생긴 이 규정을 지자체의 규칙으로 만들어 놓은 곳은 243개 지자체 중 20곳 밖에 안됩니다.

    [부산시 총무과 관계자]
    "다소 꼼수같이 보일지라도 그게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면 문제없는 거 아니에요."

    지난해 7월 8기 지자체장들이 취임한 뒤 전용차 교체는 계속되고 있는데, 정부 규정을 적용하면, 11월까지 전용차를 바꾼 40곳 가운데 30곳은 기준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영상촬영: 현기택 한재훈 이관호 / 영상편집: 조아라 / 자료조사: 김주예 김세연 이연수 박경민

    전국지자체장 관용차 보고서
    http://dgdesk.mbcrnd.com/official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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