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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내진설계' 한국 대비는? "10곳 중 8곳 이상 빨간불"

[집중취재M] 내진설계' 한국 대비는? "10곳 중 8곳 이상 빨간불"
입력 2023-02-13 20:14 | 수정 2023-02-1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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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튀르키예 지진을 보면, 내진 설계를 하지 않는 등 건축법을 위반한 건물들이 특히나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경고가 계속 되고 있지만, 내진 설계 반영률이 여전히 많이 낮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국내 건물 열 곳 중에 여덟 곳 이상이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수한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준공된 고급 고층 아파트가 먼지구름과 함께 층층이 무너져내립니다.

    튀르키예 출신의 지질학자가 올린 영상입니다.

    “기준이 있어도 문제는 실행”이라며 부실 건축을 비판한 겁니다.

    국내의 경우는 어떨까.

    규모 5.4였던 지난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다세대주택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건물 1층을 주차장으로 쓰는 건물들에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이후 내진 설계 규제가 강화됐습니다.

    2017년부터는 2층 이상의 건물만 짓더라도 의무적으로 내진 설계를 해야 합니다.

    지상 1층에 벽을 두지 않고 이렇게 기둥만 세워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건물을 필로티 구조 건물이라고 합니다.

    지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데, 이렇게 주택가에 몰려있는 경우가 많아서 더 철저한 내진 보강이 필요해 보입니다.

    내진 성능이 없는 건물이 얼마나 취약한 지 실험한 영상입니다.

    실물 크기의 2층짜리 건물 모형에 중급 규모의 인공 지진을 일으켜 봤습니다.

    벽면이 쩍쩍 갈라지면서 콘크리트 가루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같은 모형에 내진 시공을 적용했더니, 지진력을 4배 이상 흡수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건물 내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내진 성능이 없는 건물의 경우 천장이 떨어져 내리는 등 크게 요동쳤지만, 역시 내진 시공을 적용하자 바닥으로 떨어지는 물체가 없었습니다.

    [김재봉/부산대 지진방재연구센터 본부장]
    "(건물의) 강도나 강성을 증가시켜서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요. 지진력을 감소시키는, 이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에너지를 이렇게 분산시키는 거겠죠."

    하지만 내진 설계 의무화를 확대해도, 소급 적용이 되지 않다 보니 규제 이전에 지은 건물은 대부분 그대로입니다.

    지난달, 서울의 건축물 통계현황을 보면 '단독주택'의 경우 내진 성능이 확보된 건물은 전체의 6.7%에 불과합니다.

    [유영찬/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내진 보강을 하려면 제한된 공간, 실내 안에서 시공이 아주 어려운 거죠.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 공사하는 동안에는 건물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1988년부터 순차적으로 규제가 시작된 고층 건물들도 여전히 내진율이 낮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을 다 합쳐도 내진율은 19.1%에 그치는데, 전국적으로 보면 15.2%로 더 낮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학교와 구청 같은 공공분야 건축물만 봐도 10곳 중 2곳만 지진에 준비돼 있습니다.

    정부가 국내 공공시설물에 대한 전수 점검에 나선 가운데, 민간 건물의 내진 보강을 어떻게 유도해야 할 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 취재 : 장영근 /영상 편집 :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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