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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기차는 주차장에‥친환경차 '생색내기'

[단독] 전기차는 주차장에‥친환경차 '생색내기'
입력 2023-02-14 19:47 | 수정 2023-02-1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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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친환경차를 타는 지자체장이 많아졌습니다.

    환경의 중요성이 커지고, 관심도 높아지면서 정부도 친환경차 도입을 의무화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실제 이용 실태를 뜯어봤더니, 사놓고 안타는 경우가 많아서 구색맞추기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친환경 홍보를 한다며 수시로 새 차로 바꿔 타고 있는 지자체장도 적지 않았습니다.

    양소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시 지하주차장에 서 있는 전기차.

    지난 2021년 서울시가 산 오세훈 시장 전용차입니다.

    지난해 11월까지 약 14개월 동안 주행거리는 1,600km 남짓.

    한 달 평균 118km꼴로 사실상 주차장에 세워둔 수준입니다.

    [위만규/서울시청 별관 운영팀장]
    "출퇴근하실 때 가끔 활용하시고…"

    전기차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더니, 법에서 정한 공공기관 친환경차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였다고 답했습니다.

    거의 타지도 않을 차를 구색 맞추기로 구입한 셈입니다.

    민선 7기 장세용 전 구미시장의 경우, 3년 3개월 동안 전기차 니로를 전용차로 탔는데 주행거리는 약 1만 4천km에 불과했습니다.

    [구미시 관계자]
    "전기차를 도입하라고 중앙에서 정책적으로 해가지고 바꿨는데…(시장님이) 키가 한 190cm 정도, 180cm 얼마 되고 그러니까 어려우신(불편하신) 모양이더라고요."

    지난해 7월 취임한 8기 김장호 시장은 이 차를 넉 달쯤 타다, 다시 카니발로 바꿔 타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3년 전부터 공공기관 저공해차 구매를 의무화했습니다.

    의무비율을 지킨 지자체는 2020년 55%에서 2021년 86.5%로 크게 늘었습니다.

    지자체장 전용차도 친환경차 구매 비율이 크게 늘어 MBC 전수조사 결과, 7기는 23%, 8기에서는 57%나 됩니다.

    하지만 얼마나 탔는지 주행거리를 보면, 한 달 평균 겨우 1천km에 그쳐, 정책 취지가 무색한 상황입니다.

    [김무연/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
    "사용하지 않을 것(차량)을 구매하는 부분은…예산의 효율적인 사용이라는 큰 틀에서 지자체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친환경차를 장려한다는 이유로 계속 새 차를 타는 지자체장들도 있습니다.

    전기차 선도 도시를 내세운 제주도,

    원희룡 전 지사는 임기 동안 모두 세 대의 전기차를 탔습니다.

    2018년 취임 직후 아이오닉을 타다 이듬해 니로로 바꿨고, 2년 뒤 다시 아이오닉5로 갈아탔습니다.

    자주 교체한 이유를 물었더니, 업무상 1회 충전거리가 더 긴 신형 전기차가 필요했다고 답했습니다.

    [강권종/제주도 메시지팀장]
    "서귀포 갔다가 들어오는 일정이었는데 중간에 성산에서 만약에 현장이 생기면 성산에 가야 되잖아요. 그런 걸 감안하면 운행 거리가 긴 게 실무적으로는 편한 거죠."

    하지만 운행일지를 살펴보니,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90km인 아이오닉을 탈 때 하루 200km 넘게 주행한 날은 10달 동안 26일뿐이었습니다.

    이어 주행거리가 300km인 니로를 탈 때는 그 이상 주행한 날은 2년 동안 하루도 없었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 현기택, 이성재, 강종수 / 영상편집: 조민우 / 자료조사: 김주예, 김세연, 박경민, 이연수

    전국지자체장 관용차 보고서
    http://dgdesk.mbcrnd.com/official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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