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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국립공원] 세계의 보물이 된 우리 섬, 거꾸로 가 최고가 된 산

[위기의 국립공원] 세계의 보물이 된 우리 섬, 거꾸로 가 최고가 된 산
입력 2023-02-16 20:21 | 수정 2023-02-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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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국 국립공원 중에 개발 계획이 없는 곳 찾기가 힘들 정도로 개발 압력이 거세다는 걸 저희가 앞서 연속보도를 통해 전해드렸습니다.

    오늘은 사계절 아름다운 명산, 한라산 국립공원으로 가 보겠습니다.

    제주 한라산은 거센 개발의 유혹을 뿌리치고 거꾸로 더 적극적으로 생태를 보호함으로써 그 가치를 꾸준히 높여왔습니다.

    국립공원의 가치를 진정으로 높일 수 있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 김민욱 기자가 한라산을 오르며 고민해 봤습니다.

    ◀ 리포트 ▶

    한라산은 국내 다른 산악형 국립공원과 달리 정상까지 가려면 예약을 해야 합니다.

    물론 좀 불편하긴 하지만 생태계는 더 잘 보존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백록담까지 오르면서 한라산이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 그리고 국립공원을 개발하지 않고 보존할 경우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한라산 정상까지 가는 두 개의 탐방로 예약제는 2021년 1월부터 시작이 됐고요.

    성판악에서 매일 1천 명 그리고 관음사에서 매일 5백 명 입장이 가능합니다.

    [이성만 / 한라생태길라잡이 해설가]
    "(예약제 전에는) 성판악 주차장을 중심으로 해서 서귀포 방향으로 약 1km에서 2km 정도까지 가서 차를 세우고 올라와야 될 정도로 (탐방객이 많았습니다.)"

    탐방예약제의 효과는 분명했습니다.

    한라산에는 한때 연간 100만 명이 넘는 탐방객이 찾아왔었는데요.

    탐방예약제 실시 후인 2021년에는 65만 명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탐방객이 줄고 분산되니 쓰레기와 훼손도 같이 줄었고 탐방 만족도는 올라갔습니다.

    [오윤석 / 경기도 안양시]
    "그전에 예약제가 아닐 때에는 너무나 사람들이 많고 사람 뒤꽁무니를 계속 쫓아가야 되고"

    [변진희 / 경상북도 경주시]
    "불편한 점은 있지만 환경 보존이나 아니면 생태계 보존을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한라산에 케이블카나 모노레일을 놓으려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당장 2010년 무렵만 하더라도 제주도가 한라산 윗세오름 쪽에 케이블카를 놓으려고 했었는데요.

    물론 토론회 과정에서 결국 그 계획은 포기됐습니다.

    그 이후 제주도에는 한라산을 개발하고 이용하는 것보다 그대로 둠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많다라는 공감대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습니다.

    [홍영철 /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지역 주민들이 보존하는데 의지를 가져야 되는 건데 다른 지역은 되게 시끄러운 걸로 알고 있는데 제주도 같은 경우는 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생태계 서비스라고 합니다.

    2017년 북한산 국립공원의 생태적 가치는 생물종다양성, 물 공급능력, 대기오염물질 흡수 능력, 홍수방지능력 등 1조 원 이상으로 평가됐습니다.

    개발은 오히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일 수도 있습니다.

    [전재경 / 자연환경국민신탁 대표이사]
    "거위를 잘 구슬려서 매일 황금알을 낳게 하려면 잘 유지 관리를 해야 되겠죠."

    국립공원에 대한 개발이나 이용보다 보존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이제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을 지정한 미국도 그렇고요. 유럽에서도 국립공원에 대한 대규모 개발행위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에 열린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제15차 당사국총회에선 2030년까지 나라마다 육상 30%, 해양 30%를 국립공원 등의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우리나라 육상 국립공원의 전체 면적은 약 4천 제곱킬로미터, 국토의 4%가량입니다.

    하지만 4% 밖에 되지 않는 국립공원에 전체 멸종위기종 267종 중 177종 66%가량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오충현 /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같은 그런 장소들이거든요. 국립공원과 같은 보호 지역이 바로 그런 기능을 하고 있는 곳들이에요."

    이곳 한라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사람은 매일 약 1천3백 명 가량입니다.

    물론 아쉬운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백록담의 이 멋진 풍경을 먼 미래의 후손들까지 즐길 수 있게 하려면 개발을 최소화하고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요?

    한라산 정상에서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하/영상편집 :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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