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젯밤에도 택시 기사를 때리고 차량을 훔쳐서 달아난 만취 승객이 또 있었습니다.
이 승객은 심지어 인도의 가로등까지 들이 받았는데요.
택시 기사들은 밤에 운전대를 잡는 게 두렵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은 제자리걸음인 상황입니다.
이어서 김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젯밤, 서울 서초구의 한 사거리에서 흰색 택시가 빠른 속도로 좌회전합니다.
아슬아슬하게 인도를 걸치더니 곧바로 핸들을 꺾어 중앙분리대를 치받습니다.
폭주하듯 달리던 택시는 건너편 인도의 가로등을 들이받고서야 멈췄습니다.
[목격자]
"(택시가) 꺾어져서 중앙선 가드레일 막아놓은 걸 박았어요. 붕 소리나면서 그냥 건너편 가로등하고 나무 있는 데, 거기다가 들이받았어요."
차량이 들이받은 가로등은 현재 철거된 상태인데요. 그 주변으로는 차량 파편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택시를 몬 운전자는 기사가 아니라 만취 상태의 승객이었습니다.
사고가 나기 약 40분 전 상황입니다.
택시 뒷좌석에 있던 승객이 갑자기 운전석 쪽으로 넘어옵니다.
바깥에 있던 택시기사가 깜짝 놀라 막아보려 하지만, 승객은 막무가내입니다.
[피해 택시기사 (당시 경찰 신고)]
"운전해서 도망가려고 지금 운전석에 앉았거든요!"
운전석에 앉은 승객은 기사에게 주먹질까지 하며 창문을 닫은 뒤, 그대로 출발해버렸습니다.
앞서 택시기사는 이 승객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차에서 내려 경찰에 신고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 승객이 택시를 훔쳐 달아난 겁니다.
비슷한 사건은 최근 급증 추세입니다.
택시와 버스, 대리기사를 포함한 운전자 폭행 사건은 2019년 2,500여 건에서 2년 만에 4,200건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밤 운전, 특히 취객 트라우마가 있다는 기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김두한 / 택시기사]
"저도 맞아본 적 있어요. <밤에 택시 운전하기 좀 무섭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그런 건 좀 있죠. 밤에는 주로 더 조심하는데.."
[김인배 / 택시기사]
"술에 많이 취하신 분들을 보면 사실 꺼리게 되죠."
택시기사 보호를 위한 차단벽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지만, 여전히 지자체 재량에 맡겨져 있어 도입이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김인배 / 택시기사]
"기사들은 거의 다 100% (설치)하고 싶어하죠. 아무래도 택시라는 직업이 그렇잖아요 뭔가 좁은 상태에서‥"
택시에 112 자동신고 시스템을 장착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도 경찰과의 협의가 지연돼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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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세영
택시 뺏는 만취 승객 잇따라‥"밤 운전이 무섭다"
택시 뺏는 만취 승객 잇따라‥"밤 운전이 무섭다"
입력
2023-02-17 19:56
|
수정 2023-02-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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