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강진이 발생한 지 12일째, 오늘도 튀르키예에서는 261시간 만에 열여섯 살 소년이 구조되는 등 기적의 생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사망자도 크게 늘어서 어느새 4만 2천 명을 넘어섰는데요.
부상자들을 치료할 병동이 부족해지면서 튀르키예 정부는 군함까지 바다에 띄워서 임시 병동 마련에 나섰습니다.
윤성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무려 261시간 만에 구조된 33살 남성은 이 와중에도 친구의 전화번호가 기억났습니다.
친구는 그가 살아 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친구]
"정말 너 맞는 거야?"
[생존자]
"맞아. 사랑하는 친구, 나야."
[친구]
"지금 어디야?"
258시간 만에 구조된 40대 여성.
체념한 가족들이 무덤까지 마련해 놓을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기적처럼 살아돌아왔습니다.
[지진 생존자 가족]
<정말 기적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우리는 그녀의 무덤까지 팠어요. <정말이요?> 네, 정말이요."
강진 발생 12일째, '골든 타임'은 훌쩍 지났어도 기적의 생환 소식은 이어졌습니다.
[알레이나 욀메즈(17살)/248시간 만에 구조]
"저는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뭘 먹었나요? 어떻게 살아남았나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저 시간이 흘러가기만 바랐습니다."
하지만 잔해 밑에서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사망자 수는 4만 2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부상자도 11만 명을 넘어서자 튀르키예 정부는 해군 군함을 바다에 띄워 부랴부랴 임시 병동을 마련했습니다.
이 와중에 튀르키예 하타이주 인근에서는 규모 5.2 여진까지 발생해 건물들이 또 무너졌습니다.
텐트 17만 5천 개와 컨테이너 5천4백 개를 긴급 설치해도 늘어나는 이재민을 수용하기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농작물을 키우던 비닐하우스를 임시거처로 삼아 추위를 피해보지만, 주거 환경은 열악합니다.
[수잔 사갈티치/지진 이재민]
"일단 깨끗한 옷이 없고, 샤워도 불가능합니다. 옷을 갈아입을 수 없어요. 비닐하우스에서 사는 건 너무 힘들어요."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2차 재난'까지 우려되자 헬기로 현장을 시찰한 나토 사무총장은 군용 텐트 수천 개 투입을 약속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침낭을 만들어 전달하는 등 국제사회의 원조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아흐메트 리자 데미레르/예루살렘 주재 튀르키예 총영사]
"우리는 음식부터 옷까지 부족한 물품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담요와 침낭, 텐트, 난방기입니다."
유럽축구연맹은 경기 시작 전 1분간 묵념으로 지진 희생자들을 애도했고, 브라질 정부도 자국의 상징인 그리스도상에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국기 영상을 입히는 등 세계 곳곳에서 추모 물결도 일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영상편집 : 김관순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윤성철
261시간 만에 기적의 생환‥'군함 병원'까지 동원
261시간 만에 기적의 생환‥'군함 병원'까지 동원
입력
2023-02-17 20:16
|
수정 2023-02-17 20:25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