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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70만원에 통장 대여"‥유령법인 내세워 2백억 꿀꺽

"월 170만원에 통장 대여"‥유령법인 내세워 2백억 꿀꺽
입력 2023-02-19 20:14 | 수정 2023-02-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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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유령 법인 명의로 천 개가 넘는 대포통장을 만들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통장들을 통해 거래된 불법 자금은 13조 원에 달하는데요.

    이들은 범죄 조직에 계좌를 빌려주고 한 달에 170만 원씩 받았는데, 그렇게 번 돈이 2백억 원이 넘습니다.

    차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렇다 할 가구 하나 없는 방 한 칸 숙소에 경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쳤습니다.

    잠옷 차림의 남성은 전자업체와 식품업체 등 회사 수십 곳의 대표로 알려졌던 인물입니다.

    [경찰 수사관(지난해 7월)]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으시고 진술을 거부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이 남성이 대표로 '등록된' 회사들은 모두 서류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였고, 이 회사를 통해 판매된 건 다름 아닌 '대포통장'이었습니다.

    [경찰 수사관]
    "허위법인 설립해서 대포통장 전자금융거래법 위반하고 그로 인해서 은행원들 업무방해‥"

    서류상 '대표'라는 이 남성도 알고 보니 노숙인 출신인데, 배후에는 조직폭력배들도 있었습니다.

    이들 일당은 숙소와 생활비를 주는 대신 노숙인 명의를 빌려 유령 회사를 세웠고, 본사와 지점 명의로 1천여 개의 대포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고태완/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계장]
    "노숙자들도 사실은 특별한 직업이라든가 거처가 없는 자들이었고‥(범행 가담에) 필요 충분 조건이 이루어졌던 게 아닌가‥"

    이들은 이렇게 만든 통장을 인터넷 도박사이트나 보이스피싱 조직에 월 170만 원에 빌려주고 3년간 총 210억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이 유통 시킨 계좌를 통해 거래된 금액도 약 13조 원에 이릅니다.

    5개월 수사 끝에 경찰에 붙잡힌 이들 일당은 38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이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계좌관리'와 '통장개설'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움직였고, 수사에 대비해 단체 대화방에서도 가명을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5백여 개 대포통장의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범죄수익 가운데 남은 47억 원을 몰수 보전했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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