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해 6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과천 방음 터널 화재 당시, 상황실의 CCTV에 사고 상황이 실시간으로 들어오고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근무자 세 명이 모두 영상을 보지 않고 있어서 밖에서 전화로 알려줄 때까지 사고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수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말 5명이 숨지고 5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과천 방음터널 화재.
화물차에서 시작된 불꽃이 플라스틱 터널로 옮겨 붙으면서, 고가도로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그런데 그동안에도 차량 진입이 계속돼 피해가 커졌습니다.
[전 모 씨 / 희생자 (사고 당시)]
"지금 난리났어! 터널 앞에서 막 폭발해서 지금 막 연기로 깜깜하고 연기가 새까맣게 올라가고 지금 난리야."
두 달간 사고 원인을 수사한 경찰은 이 도로 관리업체 상황실이 초기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화재 당시 상황실 CCTV에는 사고 장면이 실시간으로 들어오고 있었지만, 3명의 직원 모두 CCTV를 제대로 보지 않았습니다.
3분 뒤, 순찰 직원의 전화로 사고를 알게 된 뒤에도 대응 지침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비상 대피 방송은 물론 고속도로 전광판 표시, 차로 이용 규제, 터널 진입 차단 같은 안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이 때문에 운전자들은 화재 사실을 모른 채 계속 터널로 들어갔고, 15분 뒤에는 터널의 전기 공급마저 끊기면서 안전시설이 작동을 멈췄습니다.
불이 시작된 화물차 운전자 역시 2020년에도 주행 중 불이 난 적이 있지만 차량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고, 화재 후에는 인근에 있던 소화전과 비상벨을 쓰지 않고 현장을 벗어나 피해를 키웠습니다.
끝내 인재로 드러난 사고에 유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희생자 이 모 씨 유가족]
"불이 난 것을 그 3명이서 아무도 몰랐다는 게 이게 말이 안 되잖아요. 대피방송도 하나도 안 돼 있었고 알림 전광판이나 이런 조치들이 하나도 안 돼 있으니까…"
경찰은 도로 관리업체 상황실장과 화재 차량 운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터널 시공 과정에 위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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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윤수한
'터널 화재' 비춘 CCTV‥상황실 직원들 아무도 안 봤다
'터널 화재' 비춘 CCTV‥상황실 직원들 아무도 안 봤다
입력
2023-02-20 20:33
|
수정 2023-02-2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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