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동성 부부의 건강 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현행법상 사실혼 관계를 인정할 수는 없지만, 성적 지향을 이유로 소수자 들을 차별해선 안 된다고 법원은 판시했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신랑 소성욱씨, 그리고 또, 신랑 김용민씨.
둘은 4년 전 가족과 친지들의 축복 속에 평생 함께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소성욱]
"당신의 따뜻한 마음을 지금처럼 사랑하겠습니다."
혼인신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직장을 다니는 김씨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소씨를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동성부부라는 걸 알게 된 건강보험공단이 뒤늦게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시켰습니다.
김씨 부부는 자신들도 사실혼 관계와 마찬가지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2년 만에 항소심 법원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라"고 판결했습니다.
1심과 2심 모두 이들을 '사실혼' 관계로 받아들이진 못했습니다.
우리 대법원 판례는 혼인을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도덕적·풍속적으로 정당화된 결합"으로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1심은 이에 따라 소송을 기각했지만, 항소심은 건강보험공단 조치가 차별은 아닌지 더 따졌습니다.
"동성간 결합도 정서적·경제적 생활공동체란 점에서 사실혼과 다르지 않다"며 "성적 지향을 이유로 이들을 차별하는 건 헌법상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습니다.
[소성욱]
"제가 남편을 사랑하는 이 마음이 저주를 당할 것도 아니고, 욕을 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아서 정말로 기쁩니다."
특히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언젠가 모두 폐지될 거"라며 "사회보장제도 등 공적 영역에서 더 이상 차별이 설 자리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누구나 어떤 면에선 소수자일 수 있고, 이건 틀리거나 잘못된 일이 아닌만큼 이들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용민]
"소송으로 얻어낸 권리는 혼인이 얻어낼 수 있는 1천가지의 권리 중에 단 한 가지일 뿐입니다."
국회에는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자는 '차별금지법'이 발의돼 있지만, 기독교 등 종교계 반발을 의식한 정치권은, 15년째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김신영/영상편집:이정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김상훈
"동성 커플 차별해서 안돼‥"‥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동성 커플 차별해서 안돼‥"‥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입력
2023-02-21 20:12
|
수정 2023-02-21 21:12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