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얼마전까지만 해도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부동의 직업 1위, '선생님'이었죠.
하지만 저출생 추세 속에 임용시험 경쟁이 치열해지고 높아진 업무강도 때문에 교사의 꿈을 접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김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교대 2학년이 되는 전모 씨.
교정에서 만난 전 씨는 봄학기 준비 대신 휴학 연기 신청서를 내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적성이 맞지 않고, 미래도 불확실하다고 느껴 다른 길을 찾아보기로 한 겁니다.
[전모 씨 / 서울교대 2학년]
"임용고시만 붙으면 어쨌든 정년 보장되고 연금도 나오니까… (교사) TO가 줄어든다는 게 제일 큰 걱정이었던 것 같고, 저처럼 다른 도전하러 가는 친구들이 꽤 있는 것 같아요."
전 씨는 그래도 휴학을 선택했지만 아예 학교를 떠난 신입생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서울교대를 그만둔 53명 가운데 신입생은 37명에 달합니다.
전체 신입생의 10%에 가깝습니다.
전국의 11곳 교대 전체로 넓혀봐도 자퇴한 학생이 1년 전보다 1백명 가까이 늘어난 370명에 달했습니다.
10년 전과는 전혀 달라진 상황입니다.
[2012.10.15 MBC 이브닝 뉴스]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위기가 바뀐 건 높아진 임용 문턱 때문입니다
교대 신입생 정원은 큰 변화가 없지만 올해의 경우 초등학교 교사 선발 인원은 3천5백여 명, 10년 전의 절반에 그치는 겁니다.
[윤모 씨 / 현직 초등학교 교사]
"(저희 때는 서울의) TO 자체가 800명대였어요. 지금은 200명, 100명 내외라고 들었어요. 임용되더라도 발령 받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학교도 많이 줄고 있고‥"
이렇다 보니 초등교사 지망생도 줄어들었습니다
정시를 기준으로, 전국 교대와 초등교육과 13곳 가운데 11곳이 '사실상 미달'인 3대 1 미만의 경쟁률이었습니다.
[김성민 / 춘천교대 합격생]
"걱정이 많이 됐던 것 같은데 그래도 그것 때문에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만으로 제 꿈을 포기할 수 없어서‥"
교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범대학에서도 중고등학교 교사의 꿈을 포기하는 이탈 인원이 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줄면서 임용고시 정원이 줄어들고 경쟁은 더 치열해진 겁니다.
[문성보 / 한양대 국어교육과 4학년]
"(주변에) 임용고시 준비하다 학원계로 빠지거나 출판계로 빠지거나…"
6세부터 21세까지인 학령인구는 10년 전 918만 명에서 올해 725만 명까지 줄어들었습니다.
학교와 교사 수를 더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공교육의 질을 더 높일 계기라고 학생들은 말합니다.
[김미리 신승엽 김성천 / 한양대 국어교육과]
"담임선생님 한 분이 서른 몇 명을 맡는 것보다는…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더 많이 관심 가져줄 수 있어서."
저출생 추세 속에 뾰족한 교원 수급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교사 지망생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영 이준하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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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민형
'선호 1위' 교육대학, 저출생 추세 속 '엑소더스'
'선호 1위' 교육대학, 저출생 추세 속 '엑소더스'
입력
2023-02-21 20:16
|
수정 2023-02-2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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