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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할 거면 나가라"‥저출생 부추기는 '직장갑질'

"육아휴직할 거면 나가라"‥저출생 부추기는 '직장갑질'
입력 2023-02-23 20:09 | 수정 2023-02-2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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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런 인구 절벽의 상황에서 출산 휴가나, 육아 휴직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지만, 막상 휴가를 쓰려고 하면 아직도 눈치를 주는 직장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자진 퇴사 요구를 받기도 하고요, 복직을 해도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고 하는데요.

    김민형 기자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보행기 안에서 재롱을 피우는 생후 6개월 아기.

    30대 남성 이모 씨의 둘째 딸입니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을 고민했던 이 씨, 하지만 상사와 동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결국 포기했습니다.

    [이모 씨/직장인]
    "저희 직장 같은 경우는 남자들이 육아휴직을 쓰는 건 상당히 보수적이고‥ 진짜 뭐 한두 명 정도 썼을까요."

    한 시민단체가 직장인 1천 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은 "육아휴직이 자유롭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작은 사업장일수록 어렵다는 답이 많았는데,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중에선 67%에 달했습니다.

    실제로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자진 퇴사'를 요구받는 일이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김모 씨/ 출산 예정 직장인]
    "되게 많이 울었어요. 면담하는 자리에서 너무 상처를 받아서‥복직을 하고 싶다고 다시 말씀드렸는데 거절을 당했어요."

    퇴사까진 피하더라도, 육아휴직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정상 업무를 할 수 있을지도 걱정입니다.

    [권봄이]
    "(주변에) 부서가 다른 곳으로 이동이 될까 봐 좀 시기를 줄이거나 아니면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종종 있더라고요."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상, 육아휴직을 썼다는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하거나, 회사 복귀를 거부하는 행위는 모두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제대로 된 처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임신한 직원에 대한 압박도 여전합니다.

    태아검진 휴가를 쓰려는 임산부에게 "무슨 병원을 그리 자주 가냐"며 타박하거나, 간접적으로 눈치를 보게 한다는 겁니다.

    [최혜인/직장갑질 119 노무사]
    "대체 인력을 채용해야하는 번거로움에 대해서 계속 얘기를 한다거나, 다른 직원들의 업무가 더 과중된다는 불편한 내색을 하면서‥"

    같은 조사에서 출산휴가 사용이 자유롭지 않다는 응답도 36%, 여성은 44%에 달했습니다.

    결국 아이 갖기가 망설여집니다.

    [박형민/직장인]
    "무엇보다도 일단 회사 눈치가 가장 많이 보이고요. 저는 당장 (아이를 갖는 게) 좀 부담이 되긴 합니다."

    고용노동부의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임신과 출산에 대한 갑질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한재훈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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