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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수도권 터미널도 줄폐업‥사라지는 '시민의 발'

[바로간다] 수도권 터미널도 줄폐업‥사라지는 '시민의 발'
입력 2023-02-27 20:22 | 수정 2023-02-2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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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바로간다, 사회팀 신준명 기자입니다.

    이곳은 경기도 고양시 화정버스터미널인데요.

    대기하는 버스도, 승객도 거의 보이지 않는 이 터미널은 석 달 뒤 운영을 종료합니다.

    지방 중소도시 뿐 아니라 수도권의 대도시 버스터미널들도 문을 닫는 곳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뭐가 문제인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화정터미널의 창구에는 이미 직원이 없고 발권기로만 승차권을 사야 합니다.

    관리되지 않은 건물은 곳곳이 낡고 갈라졌습니다.

    문을 닫는 이유는 지난해 이용객이 2017년의 1/5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전제성 / 승객]
    "아무래도 안 없어지는 게 좋긴 한데, 일단 차편도 너무 적고 아무래도 예전만큼은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 보니까…"

    수익이 악화돼 노선을 줄이고, 노선을 줄이니 이용객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진 겁니다.

    그래도 그 줄어든 노선마저 이용하는 이들에겐 날벼락 같은 소식입니다.

    [심무자 / 승객]
    "<5월쯤에 폐업한대요.> 그럼 우리같은 사람들은 어떡하라고?"

    이미 문을 닫아버린 터미널도 있습니다.

    1월 1일부터 문을 닫은 성남시외버스터미널은 승차장이 있던 지하 1층으로 가는 계단이 막혀 있습니다.

    터미널 안쪽 하차장이 있던 이곳은 불이 들어오지 않아 대낮에도 이렇게 어두컴컴한 상태입니다.

    터미널 1층에는 하나뿐인 화장실도 사용이 금지돼 이용객과 상인 모두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한때 연간 이용객이 247만 명에 달했던 성남버스터미널은 5년 만에 117만 명으로 반토막났습니다.

    수서고속철도와 경강선 등 주변 철도가 확충된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자 버스 수요가 줄어든 겁니다.

    적자를 못 견딘 터미널 운영업체는 두 손을 들었습니다.

    [오윤석 / 성남시외버스터미널 관계자]
    "직원은 지금 한 14명 정도 있었는데요. 저희가 한 9명 정도는 일단 정리해고를 한 상태입니다."

    미처 나가지 못한 일부 상인들만 을씨년스런 건물 안에서 영업하고 있습니다.

    [윤영환 / 터미널 상인]
    "손님 80% 이상이 화장실 어딨냐고, 매표소 어딨냐고(물어봐요.)"

    취재 도중 오랜만에 찾아온 승객들로부터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버스 승객]
    "표 끊는 곳이 바뀌었다고 어디로 가라던데?"
    <표 저기로 끊으러 가셔야 해요. 임시 매표소 보이세요?>

    의정부의 버스터미널 역시 비슷한 신세입니다.

    하루 이용객이 5백 명대로 줄어 상점 13곳 가운데 6곳이 장사를 접었습니다.

    [최수만 / 승객]
    "만약에 이거 지금 11시 차 놓치면 2시인가에 또 있단 말이야, 그러니 3시간씩 여기 길바닥에 이러고 앉았단 말이야 늙은이가."

    지난 2017년부터 폐업 또는 폐업을 앞둔 버스 터미널은 모두 22곳.

    하지만 철도로 갈 수 없는 곳이 있는 만큼 수익성만을 이유로 폐쇄되면 교통약자들의 피해가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호자 / 버스 승객 (지난달)]
    "터미널이 없어져가지고… 평택 같은 데 갈 때도 한 시간에 하나 뿐이 없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운전하고 갑니다"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터미널 공영제 또는 준공영제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예산 한계에 발목이 잡혀있는 실정입니다.

    바로간다, 신준명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형/영상편집 :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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