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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눈에 안 보이는 '언어학폭'‥교묘하게 빠져나간다

[집중취재M] 눈에 안 보이는 '언어학폭'‥교묘하게 빠져나간다
입력 2023-02-28 20:04 | 수정 2023-02-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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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사건을 계기로 '언어 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고 있죠.

    실제로 학교에서 벌어지는 학교 폭력 중에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되는 게 '언어 폭력'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말에 찔린 상처 역시 신체적인 폭력 만큼이나 극심하지만, 입증과 처분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신준명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은 고등학교 동급생에게 '좌파 빨갱이', '제주도에서 온 돼지', '더럽고 냄새난다' 같은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신체적 폭력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엄연한 학교폭력임이 인정돼 전학 조치됐습니다.

    실제로 학교폭력 피해 신고 가운데 '언어폭력'이 41.8%로 가장 많습니다.

    신체폭력의 3배 가까운 수준입니다.

    외모나 성격 비하에서 출발해 집단 따돌림으로 확대되는 패턴이 일반적입니다.

    [이모 씨/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
    "제가 제일 마음이 많이 무너졌었는데, 걔네들이 저희 아들 욕을 정말 많이 했어요. 너 같이 X같이 생긴 XX는 나가서 XXX 한다고 그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반복되는 폭언과 욕설을 겪는 피해자들은 극도의 자기 비하와 우울감을 겪게 됩니다.

    [이모 씨/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
    "'나는 못생겼고 XX 같은 놈이어서 XX해야 된다'고, '나는 이 정도 일은 당해도 싸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거를 듣고 얘가 지금 굉장히 정신이 피폐한 상태구나‥"

    문제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언어폭력의 경우 눈에 보이는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에, 증거 수집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김모 씨(가명)/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
    "전적으로 아이의 기록, 그 다음에 믿을 만한 친구한테 그런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뿐이라서) 피해 입증하기가 너무너무 어려운 거예요."

    간신히 목격자의 증언과 SNS 기록 같은 증거를 확보해도, 그로 인한 피해를 입증하는 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정순신 변호사의 경우 "언어적 폭력이니 맥락이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부른 별명이고 피해 학생이 웃어넘긴 적도 있다" 같은 논리로 학교의 징계에 불복하며 소송을 냈습니다.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소송이) 완결이 될 때까지 이행이 되지 않거든요. 그렇게 되면 (피해자들이) 오히려 학교를 못 다니고 전학가는 경우, 이런 사례들도 사실 현장에서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피해자로선 가해자의 불복 자체도 2차 가해지만 소송 때문에 처분이 지연되면 더 큰 피해를 겪게 되는 셈입니다.

    MBC뉴스 신준명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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