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만 3세부터 입학 전까지 아동을 교육하는 '유치원', 그런데 그 명칭이 일제의 잔재라는 거 알고 계셨습니까.
예전에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꾼 것처럼 유치원도 '유아학교'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그동안 계속돼 왔는데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려는 정부의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유치원 명칭도 120년 만에 바뀔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차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조혜진/학부모]
"<혹시 '유치원'이라는 단어의 기원을 좀 아실까요?> 몰라요 진짜 몰랐어요."
[이명희/학부모]
"<(기원을)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없어요. 그냥 저희 순우리말인줄 알았는데‥ <유치원이라는 표현이 일제 잔재라는 것도 잘 모르셨던 거에요?> 네, 전혀 몰랐는데. 잔재예요?"
'유치원' 명칭이 처음 쓰인 건 1897년입니다.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자녀를 위해 세운 '부산유치원'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독일의 유아교육기관인 '킨더가르텐', 독일어로 '어린이들의 정원'이라는 뜻인데 일본식 한자로 바꾼 겁니다.
일본어로는 '요치엔'이라고 발음됩니다.
이후 120여년 간 굳건한 표준어로 쓰였습니다.
[김경영/학부모]
"유치원이라는 단어를 어릴 때부터 계속 듣고 자랐는데 그게 일제 잔재인지는 몰랐습니다."
하지만 유아교육계에선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그동안 계속돼 왔습니다.
일제 잔재인 것부터 꺼림직하지만 현실과도 맞지 않는 명칭이라는 의견입니다.
유아교육법상 엄연히 학교로 규정된 교육기관으로서의 의미가 드러나지 않는데다, '유치'라는 단어 자체에도 미숙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 적절치 않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처럼 '유치원'을 쓰던 중국의 경우는 1945년 '유아원'이라고 바꿨습니다.
우리 역시, 30년 전 '황국신민학교'의 준말인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꾼 바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1995년 8월 11일)]
"이제부터는 국민학교라고 하는 명칭 대신에 초등학교라고 하는 새 이름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교육계에선 지난 2005년 광복 60주년 시민공모전에서 당선된 '유아학교'라는 명칭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경미/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
"꼭 유아학교로 명칭을 바꿔서 유·초·중·고가 학교 체제 안에 바로 설 수 있도록 그 부분을 속히 좀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해 유아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번에는 명칭 변경이 이뤄질 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윤병순 /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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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현진
'유치원' 유래 아시나요? 120년째 '일제 잔재' 그대로
'유치원' 유래 아시나요? 120년째 '일제 잔재' 그대로
입력
2023-03-01 20:19
|
수정 2023-03-0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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