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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순신 아들, 졸업과 동시에 학폭 기록 삭제"

[단독] "정순신 아들, 졸업과 동시에 학폭 기록 삭제"
입력 2023-03-02 19:53 | 수정 2023-03-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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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학교 폭력으로 강제 전학 조치를 받은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징계 기록이,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학교생활 기록부에서 삭제된 것으로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기록은 원칙적으로 졸업 후 2년간 보존돼야 하는데, 예외 규정을 적용받은 겁니다.

    정영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

    정순신 변호사 아들은 2019년 강원도에 있는 자사고에서 학교폭력으로 전학 판정을 받고 이곳으로 학교를 옮겼습니다.

    정 씨 아들의 학생부에는 학폭 징계 조치인 '강제 전학' 사실이 기재된 상태였습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
    "최종 조치가 강제 전학으로 가야 된다고 떨어진 거잖아요. (전학을 가도) 학생부도 다 넘어가죠."

    하지만 전학 간 학교에서 졸업과 동시에 징계 기록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학폭 징계 사안 중 '전학'은 졸업 후 2년간 기록을 보존하는 게 원칙이었습니다.

    다만 졸업하기 전 학교 내 학교폭력전담기구의 심의를 거치면 기록 삭제가 가능했습니다.

    학폭 조치 결정 이후 최소 6개월 동안 학교 폭력이 재발하지 않으면 징계 삭제 심의 대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가해 학생의 반성 정도와 피해 학생과의 관계 회복 노력 등도 고려 대상입니다.

    정 씨 아들은 이런 예외 조항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졸업하면 동시 삭제할 수 있는 조건 그 당시 학교법(학교폭력법)으로는 됐거든요. 그 학교에 가서는 되게 조용히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정 씨 아들이 징계 삭제 자격 요건에 부합했는지, 심의위원회가 적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제대로 열렸는지 조사가 필요해보입니다.

    정씨 측은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해당 학교에 확인하라고 답해왔습니다.

    MBC뉴스 정영훈 입니다.

    영상취재 : 김백승/영상편집 : 권지은


    ◀ 앵커 ▶

    이 문제 취재한 정영훈 기자와 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정 변호사 아들이 서울대에 정시로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졸업과 동시에 학폭 기록이 삭제됐다면 서울대에 제출한 학생부는 어떤 상태였던 건가요?

    ◀ 기자 ▶

    네 일단 서울대에는 학폭 기록이 넘어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학폭 기록을 삭제하는 심의위가 대개 1월 중에 열리거든요.

    여기서 삭제 결정이 나면 2월 졸업과 동시에 학생부에서 삭제가 됩니다.

    정 변호사 아들의 경우 대입 정시로 서울대에 진학했죠.

    대입 정시는 원서접수가 12월말부터 이듬해 1월까지 진행되고 여기서 학생부가 넘어갑니다.

    그렇다면 징계 기록이 남은 학생부가 서울대에 넘어갔을 걸로 보입니다.

    물론 확인이 더 필요한 사항입니다.

    ◀ 앵커 ▶

    그런데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받아서 강제 전학 중징계를 받았는데, 이게 쉽게 삭제가 될 수가 있는 건가요?

    ◀ 기자 ▶

    삭제 자격 요건을 보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추가적으로 학폭에 연루되지 않고 징계를 받은지 6개월이 지나서 심의 대상이 된다고 해도, 삭제를 하려면 5가지의 필수 확인자료를 제출해야만 합니다.

    먼저 담당 담임교사의 의견서, 그리고 가해학생 선도초지 이행 확인서, 학폭에 따른 특별교육 이수 확인서를 학생과 보호자 모두 내야 되고요.

    마지막으로 반성문 일종인데요.

    가해학생이 직접 작성한 의견서도 내야 합니다.

    이를 해당 학교의 학교폭력 전담기구가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렇다면, 전학가기 전 학교에서 징계를 받은 걸, 새로 옮긴 학교에서 삭제조치가 이뤄져도 되느냐,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던 걸로 보이는데요.

    퇴학 징계는 학생부에 영구 보존이 되는데요.

    퇴학보다 약한 학생부 징계기록의 경우 이달부터 삭제 요건을 한층 엄격하게 바꿨습니다.

    이번에 정순신 씨 아들처럼 '전학' 징계의 경우에는, 앞으로는 학교 졸업 후 2년간 무조건 보존하도록 시행 규칙을 바꿨습니다.

    전학 바로 아래인 '학급 교체' 징계의 경우에도 기존에는 졸업과 동시에 삭제가 가능했는데, 앞으로는 원칙적으로 2년간 남게 됩니다.

    문제는 정 씨 아들의 경우처럼 정시에 지원하면 이마저도 반영되지 않는 것인데요.

    이주호 교육부 장관도 오늘 학폭 대책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학폭 징계가 정시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

    지금 관련해서 수사도 시작된 걸로 아는데, 이 사안도 조사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 기자 ▶

    네. 오늘 서울 서대문경찰서로 배당돼서 수사가 진행될 것 같은데요.

    정 변호사가 아들의 학폭 징계와 관련한 소송 이력을 인사검증 과정에서 숨겼다는 고발에 따라 이뤄지는 수사고요.

    징계 기록이 삭제된 사안은 일단 수사보다는 교육당국이 학폭 기록을 삭제한 학교 심의위원회의 회의록 등 전반적인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봐야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정영훈 기자 잘들었습니다.

    영상편집 :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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