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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 돕고 싶다"‥모교 돌아온 이지선 교수

"해피엔딩 돕고 싶다"‥모교 돌아온 이지선 교수
입력 2023-03-04 20:22 | 수정 2023-03-0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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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학생 시절, 만취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로 온몸에 화상을 입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이지선 씨가 사고 23년 만에 모교 강단에 교수로 서게 됐습니다.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자신은 "사고와 잘 헤어질 수 있었다"면서 다른 '지선이'들을 응원했습니다.

    이혜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개강 첫날, 이화여대 강단에 선 한 교수가 학생들의 시선을 모읍니다.

    사회복지학과 수업을 진행하는 이지선 교수입니다.

    과목 이름은 '장애인복지론', 영어강의입니다.

    [이지선/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개별 과제가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학생이던 이 교수는 음주운전자가 일으킨 7중 추돌사고로 온몸의 절반 이상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2011년 8월 '뉴스투데이']
    "사고가 나고 나서 보니까 이렇게 세상에 평범한 사람들만 사는 게 아니구나, 세상에 아프고 힘든 사람들이 참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한 뒤 사회복지학과로 전공을 바꾼 이 교수는, 미국 유학 등을 거쳐 23년 만에 모교로 돌아왔습니다.

    학생들은 인상적인 점이 있었다며 앞으로의 수업에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임규원/이화여대 학생]
    "장애인을 'disabled people(장애인)'이라고 부르지 않고 'people with disability(장애를 가진 사람)'라고 하신 게 주체성을 부여하는 표현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렇게 표현을 바꾸자고 하신 것 같아요."

    [박소영/이화여대 학생]
    "어떤 편견을 갖고 있는지 깨닫고 그런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업을 마친 이 교수와 교정을 거닐었습니다.

    [이지선/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학생들이 너무 편안하게 저를 또 받아줘서, 긴장하고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출발이었어요. <어떠세요. 지금 캠퍼스에 앉아 계신데> 집에 왔다 이런 생각이 좀 들기도 하고, 좋네요."

    이 교수는 자신이 겪은 사건에 대해 '당했다' 대신 '만났다'라고 쓰면서 "잘 헤어질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말하는 '해피엔딩'이 누군가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이렇게 또 다른 '지선이'들을 응원합니다.

    [이지선/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 순간에 짠하고 이뤄지는 건가라는 기대를 하시면서 '나는 그러면 또 왜 그러지'하는, 자신에 대한 자책을 하실까봐 좀 걱정스러운데요. '이 모습 그대로 살아있어줘서 좋아'라고 해주는 그 응원이 결국은 힘이었던 것 같아요."

    MBC뉴스 이혜리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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