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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학교폭력 피해자"‥서울대의 '학폭 미투'

"나도 학교폭력 피해자"‥서울대의 '학폭 미투'
입력 2023-03-06 20:27 | 수정 2023-03-0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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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해, 자신도 학폭을 당했다며 피해자를 위로하는 목소리가 서울대에서 잇따라 나왔습니다.

    교육부는 중대한 학교폭력의 경우 기록 보존을 강화하는 등 이달 말까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승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정순신 변호사 아들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던 서울대에, 이번엔 친필 편지가 등장했습니다.

    익명의 서울대 사범대 학생이 '학폭 피해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편지를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겁니다.

    "저도 학교폭력 피해자"라고 시작한 글쓴이.

    "가해자의 괴롭힘, 방관하는 또래의 무시, 담임교사의 조롱이 있던 학교는 지옥이었다"고 기억했습니다.

    "폭력을 못 견뎌 학교를 뛰쳐나간 날, 생활기록부엔 수업을 빠졌다는 기록이 남았지만 가해자들은 훈계만 들었다"고도 적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과를 받지 못했다는 글쓴이는 "지금도 잘 살고 있는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피해자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재학생임을 인증해야 볼 수 있는 이 글에는 지금까지 약 3백 명이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아직도 꿈에 나오고 기억이 생생하다", "중고등학교 내내 겉돌았다"는 고백과 서로를 향한 응원이 댓글로 이어졌습니다.

    [김 모 씨/서울대 2학년]
    "(학교폭력에 대해) 주변에서 들려오는 목격담이 많았기 때문에 정말 피해자분의 입장에 공감해서 솔직히 조금 울컥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를 위로한 학생들은 가해 당사자인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입장은 여전히 알 수 없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유 모 씨/서울대 2학년]
    "피해자한테 직접 사과를 한다든가 아니면 국민들한테 자신이 어쨌든 잘못을 했으니까 그거에 대한 반성하는 기미를 어떻게 해서든 보여주면…"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동기의 학폭 피해 경험이 성인 이후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대학생 353명 가운데 54%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봤다'고 답한 겁니다.

    [김유나/유한대 보건복지학과 교수]
    "우울이나 (현기증 등) 신체화 증상 또 정서 조절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학교폭력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중대한 학폭 사안에 대해서는 기록 보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구승은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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