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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육군 대위가 상관에 욕설·폭행‥피해자 호소에도 군은 묵살

[단독] 육군 대위가 상관에 욕설·폭행‥피해자 호소에도 군은 묵살
입력 2023-03-09 23:04 | 수정 2023-03-0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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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육군 전방부대에서 대위인 군의관이 상관인 소령에게 반말과 욕설을 하는 등 하극상 사건이 일어났는데, 군당국이 사건 신고 후 1년 가까이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은 취재가 시작된 뒤에야 사건을 재판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육군의 한 전방부대, 건물 복도를 장교가 걸어갑니다.

    그런데 이 장교는 맞은편에서 오던 다른 장교에게 다가가더니 갑자기 몸을 밀어냅니다.

    밀치는 행동을 한 건 군의관인 육군 대위, 그 대상은 상급자인 소령이었습니다.

    [소령]
    "왜 밀어요?"

    [군의관(대위)]
    "안 밀었는데요? 반말하지 마."

    [소령]
    "왜, 왜 밀어요?"

    [군의관(대위)]
    "반말 왜 해?"

    이 군의관은 2주 전쯤엔 소령과 업무로 전화를 하다 반말과 욕설을 했습니다.

    [소령-군의관(대위) 통화(지난해 3월)]
    "그럼 군의관 편성을…"
    "와서 얘기해요, 와서. 여기 바쁘니까. 실무 X도 모르면서 거기서 그냥 앉아서 얘기하지 말고 와서 얘기하라고."
    "너 뭐라고 그랬냐, X도 모른다고?"
    "X도 모른다고. 와서 얘기해, 와서."

    그전까진 같이 업무를 보거나 대화한 적도 없었는데, 갑자기 욕설을 듣게 됐다고 소령은 말합니다.

    결국 이 소령은 지휘관인 당시 여단장에게 통화 내용을 들려주며 '하극상' 행위인 만큼 가해자와 분리 등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명령으로 움직이는 군에서 상관을 향한 범죄는 지침으로 내릴 정도로 근절을 강조하는 중대한 일입니다.

    그러나 분리 조치나 수사 의뢰 등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소령은 직접 군사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신고 이후에도 1년 가까이 군 검찰도 사건을 처리하지 않았습니다.

    하극상 사건이 불거질 경우 지휘관이 책임을 져야할 수 있는데다, 당시 여단장이 군의관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사건 무마로 이어진 것 아닌지 소령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결국 취재가 시작돼서야 군 검찰은 군의관의 혐의가 일부 인정된다며 사건을 어제 재판에 넘겼습니다.

    육군도 오늘에서야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조치에 나섰습니다.

    [김정환/변호사]
    "일반적으로 처리 기간이 두 달 정도로 규정되어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거의 1년 가까이 처분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해당 군의관은 "소령으로부터 먼저 반말과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하며 추후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육군은 재판 결과와 법규에 의거해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편집: 박병근 / 그래픽: 박광용, 정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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