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에서 '큰 손'으로 불리는 대형 기관 투자자이기도 하죠.
투자한 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요.
최근 정부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좌우하는 위원회의 구성 방식을 바꾸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국내 주식에만 1백25조 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
투자한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 방향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정해집니다.
그동안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 단체들로부터 추천받은 외부 전문가 6명이 참여했는데, 정부가 이 몫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대신 경영·금융 관련 단체에서 3명을 추천받기로 했습니다.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의 전문성을 보강하기 위해 위원 구성을 변경하려는 내용입니다."
정부는 "자산운용이나 지배구조 전문가가 필요한데, 지금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정부가 추천을 받겠다고 제시한 단체들의 성격입니다.
주로 정부와 재계의 연구 용역을 맡아온 곳들입니다.
위원회가 정부와 재계 쪽으로 힘이 쏠릴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허권/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
"하나같이 자본시장 친화적인 기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입자 단체의 대표성은 야금야금 축소시키고 정권의 이권과 자본시장의 이해가 수탁자 책임 활동에 영향을 주도록 바꾸려는 것입니다."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위해 만든 위원회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상훈 변호사/전 수탁자책임 전문위원]
"박근혜 정부 때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있었던 (국민연금에 대한) 외풍을 독립적인 기구에서 막으려는 그런 경험적 선물인데, 그러한 측면이 너무 가벼이 여겨지면서…"
새로 구성된 수탁자책임전문위는 당장 KT 대표이사 선임부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대통령실과 여당이 선임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해온 만큼 이를 의식해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야당은 정부가 국민연금을 장악하고 KT 사장 선임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며, 국민 노후자금에 손대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국회 연금특위 활동 중단까지 검토하고 있어 연금 개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최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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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준범
"정부·기업 입맛대로" 반발‥국민연금에 무슨 일이?
"정부·기업 입맛대로" 반발‥국민연금에 무슨 일이?
입력
2023-03-09 23:30
|
수정 2023-03-0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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