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갑작스럽게 입주가 중단돼 수백 세대의 입주 예정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재건축 조합과 단지 내 어린이집 사이의 법적 분쟁 때문인데, 무슨 사연인지 김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개포동의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 아파트입니다.
강남권에,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로 알려져 분양권 경쟁이 치열했던 곳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입주지원센터 사무실 앞에 수십 명이 모였습니다.
재건축 조합이 갑작스럽게 입주 중단을 공지해 입주예정자들이 항의차 몰려든 겁니다.
조합은 어제 오후 SNS 대화방을 통해 "13일부터 24일까지 열쇠를 지급할 수 없다"며 "입주 예정자는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공지했습니다.
내일부터 약 2주간 입주가 중단이 되면서 입주 예정이던 400여 세대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오늘까지만 입주할 집의 열쇠를 준다는 소식에, 수억 원대의 잔금을 하루 만에 마련하느라 곳곳에서 북새통이 펼쳐졌습니다.
[아파트 입주자 (당초 23일 입주 예정)]
"하루종일 그 돈을 어떻게 만들어보려고, 온 일가친척들한테 전화를 해서 사정을 하고…<오늘 잔금을 못 처리했으면…> 여관 생활 같은 걸 해야 되는데, 너무 끔찍한 상황이 되는 거죠."
실제로 미처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입주 예정자들은 24일까지 대체 거주지에 머물러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이사철에 개학 초반인 시점이어서 혼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데, 임대인들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아파트 임대인]
"<(임차인이) 입주를 못하게 되면> 그러면 저희가 물어드려야죠, 계약금을. 짐 보관료라는 것도 있을 수 있고, 당분간 (다른 곳에서) 지내야 되는 비용 같은 것도 저희가 지불해드려야 되잖아요."
혼란이 생긴 이유는 재건축 조합과 단지 내 어린이집 간 법적 분쟁 때문입니다.
재건축 전인 개포주공아파트 시절부터 단지 안에 있었던 어린이집이 "당초 설계안과 다른 위치에 지어졌다"며 조합을 상대로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조합 측은 "요구액이 너무 크다"며 거부했고, 결국 소송으로 이어져 오는 24일 서울행정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입주 절차가 시작된 건데, 법원은 최근 "판결이 날 때까지 준공 승인을 해줘선 안 된다"는 어린이집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법원의 24일 판결에 따라 입주 중단 사태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이주혁 / 영상편집: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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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세영
강남 대단지 아파트 "열쇠 못 드려요"‥입주 중단 왜?
강남 대단지 아파트 "열쇠 못 드려요"‥입주 중단 왜?
입력
2023-03-12 20:11
|
수정 2023-03-1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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