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음주 운전 연속 보도, 오늘은 처벌 조항을 강화 했지만 위헌 논란 등 부침을 겪은 윤창호 법을 다시 들여다 보겠습니다.
전 국민적인 공분 끝에 만들어진 법이지만 위헌 판결 이후 반쪽짜리 법이 됐고, 분노하던 유족들도 체념하고 있는데요.
뭐가 문제였는지 김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예지희/고 윤창호 씨 친구(2018년 10월)]
"흔쾌히 동의해주신 100여 명의 국회의원님, 또한 저희의, 그리고 전 국민의 희망이 되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윤창호법'이 통과된 건 2018년 12월입니다.
그해 9월, 부산 해운대의 인도에 서 있다가 갑자기 달려든 만취 차량에 치어 숨진 윤창호 씨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윤 씨의 사망은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전 국민에게 각인시키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최은순/부산 해운대구]
"(그날의 기분은) 아직까지 절절합니다. 그 길을 걸어다니는 것도 어떨 때, 때로는 겁날 때가 있어요."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망 시 최소 3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하고, 두 번 이상 음주운전 또는 측정 거부 시에는 가중처벌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런데 재작년 11월, 헌법재판소는 가중처벌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초범과 재범 사이에 얼마나 시간 간격이 있는지 따져보지 않고, 무조건 상습범으로 처벌하는 건 곤란하다"는 겁니다.
입법 과정에서 발생한 법리 공백 때문에 당시 재판 중이던 음주운전 재범자들, 또 이후 발생한 재범자들이 윤창호법 가중처벌 조항을 피하게 됐습니다.
[예지희/고 윤창호 씨 친구]
"사실 조금 국민 여론과 반대되는 결정이라고는 생각은 했어요. 이해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속상했죠."
윤창호법 이후 감소 추세였던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지난해 슬그머니 늘어났고, 2회 이상 재범자들도 일제히 늘어났습니다.
윤창호 씨 유가족은 취재팀의 인터뷰 요청에,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고사했습니다.
[윤지환/고 윤창호 씨 친구]
"안 바뀌니까 그런 것 같아요. 당한 사람만 속앓이하고, 삭히고 삭히고 하다가 결국에는 다 포기하시고‥"
국회는 지난해 12월에야 음주운전 적발 후 '10년' 안에 다시 걸리면 상습범으로 처벌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윤창호법 조항은 그대로지만, 법 시행 후 4년여 간 선고된 최대 형량은 징역 11년으로 확인됩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전승현 / 영상편집: 임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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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세영
[음주운전 살인운전] '윤창호법'의 좌절‥체념한 유가족들
[음주운전 살인운전] '윤창호법'의 좌절‥체념한 유가족들
입력
2023-03-15 20:43
|
수정 2023-03-1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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