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 신당역에서 역무원을 스토킹하다가 살해한 전주환 사건, 1심에서 징역 40년이 선고됐고 오늘부터 2심 재판이 시작됐는데요.
피해자의 유족이 사건 이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유족이 공개한 피해자의 탄원서에는 스토킹에 대한 공포로 망가진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주환에게 2년가량 스토킹을 당하던 피해자가 고소 직후인 재작년 10월 법원에 낸 탄원서입니다.
"회사에 출근해 사내메신저를 켤 때마다 또 어떤 메시지가 와 있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영원히 빠져나갈 수 없는 덫에 걸린 것 같아 극단적 생각을 한 적도 있다"고 적었습니다.
직위해제 상태였던 전주환이 지방에 있다가 서울로 온 걸 알게 된 뒤에는 더 끔찍해진 일상을 토로했습니다.
"잠이 많아 걱정이던 제가 수면제를 복용한다", "혹시 모를 최악의 상황에 매일 밤을 새고 잠이 들어도 꿈 속에서 같은 일이 반복된다"고 한 겁니다.
"혼자 있기 무서워 고향에 가고 싶지만 가족들에게 털어놓을 순 없다"며, 염려할 가족들도 걱정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뉴스에서 보는 묻지마 사건 같은 건 줄 알았어요. 가해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들은 바도 없는데, 마지막까지 저희 가족은 아무도 몰랐는데…"
실제로 어머니는 사건 발생 3시간 전까지도 야근을 앞둔 딸의 집세 상담을 해주는 등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모든 걸 알게 된 어머니는 법원과 서울교통공사를 향해 분노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법원이 영장 기각한 것, 교통공사는 직위해제된 자가 공사의 통신망을 이용해서 (피해자 근무정보를) 악용했잖아요. 그게 너무너무 화가 나고, 너무너무 원망스러워요."
1심 법원은 전주환의 스토킹 혐의에 징역 9년, 보복살인 혐의에 40년을 선고했습니다.
전주환은 이 형량도 무겁다며 항소했는데, 유족들은 기가 막히고 두렵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용서를 구한다는 자가 어떻게 항소할 수 있어요. 가해자가 형을 마치고 (유족들에게) 보복하러 올까봐 그게 두려운 거죠."
피해자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낸 탄원서에는 "엄벌을 내려달라", "잘 이겨냈고 정말 고생 많았다고, 용기내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여줄 그날이 오길 바란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전승현 / 영상편집: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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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정우
[단독] 전주환 피해자 "메신저 켤 때마다 두려워‥수면제 먹는다"
[단독] 전주환 피해자 "메신저 켤 때마다 두려워‥수면제 먹는다"
입력
2023-03-16 20:40
|
수정 2023-03-1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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