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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MBC] 눈앞에서 수배자 놓친 경찰‥"가짜 주민번호에 속아"

[제보는 MBC] 눈앞에서 수배자 놓친 경찰‥"가짜 주민번호에 속아"
입력 2023-03-17 20:18 | 수정 2023-03-1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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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명 수배자가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수배자의 거짓말에 속아 눈앞에서 놓쳤습니다.

    그는 5천억대 투자 사기로 경찰이 추적해온 일당의 핵심 인물이었는데, 경찰은 신상 정보를 자연스럽게 대답하며 다른 사람인 것처럼 행세하는 바람에 속았다며 뒤늦게 다시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박솔잎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나흘 전, 서울 서초구의 한 헬스장에서 사복 차림의 경찰관들이 흰색 반팔 차림의 남성에게 다가갑니다.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더니 남성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다른 경찰관들은 휴대용 단말기를 들여다보며 뭔가를 확인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잠시 후 경찰관들은 현장을 떠나고, 검은색 겉옷을 입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 남성이 승강기를 기다리는 듯하더니 어딘가로 사라집니다.

    금융범죄 혐의로 지명수배가 내려진 30대 김모 씨인데, 경찰이 체포하지 않고 그냥 간 겁니다.

    [헬스장 관계자]
    "(경찰관들이) '자기가 잘못봤다,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더니 가볍게 넘어가더라고요."

    경찰은 수배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김 씨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지만, 김 씨는 "없다"면서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대신 불러줬습니다.

    하지만 모두 가짜 정보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정보를 천연덕스럽게 말하면서 경찰을 속인 겁니다.

    또다시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한 시간 만에 다시 출동했지만, 수배 남성은 이미 도주한 뒤였습니다.

    헬스장에 둔 자신의 휴대전화는 일행을 통해 찾아가는 여유까지 부렸습니다.

    [헬스장 관계자]
    "헬스장에 전화가 왔어요. 휴대전화를 가지고 좀 내려와줄 수 있겠냐‥ 지하 3층에 갔더니 어떤 키 큰 남자가 하나 서있더라고요."

    김 씨는 불법 선물거래 사이트를 만든 뒤 투자자들로부터 5천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조직의 핵심 구성원입니다.

    상대방의 동의를 받으면 임의동행이나 지문 확인을 할 수 있지만, 당시 경찰은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신고가 구체적이었음에도 검거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김 씨가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정확히 말했고, 그 정보를 토대로 조회한 인물과 김 씨의 생김새가 유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헬스장 CCTV와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다시 김 씨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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